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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처음으로 안방에 들어와 봤다. 여기는 작은방보다 훨씬 컸다. 베란다 옆에는 작은 거실이 하나 있었는데 소파 하나와 책꽂이 하나만 놓여 있었다.

구택은 차를 들어 작게 한 모금 마시며 소희를 돌아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오늘 케이슬에서 본 그 남자는 소희 씨한테 고백하고 있었나요?"

소파가 넓어서 소희는 발을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구택은 차를 입에 머금으며 잠시 생각했다.

"꽤 잘생겼던데, 고백받아줬어요?"

소희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잔잔했다.

"아니요."

남자가 물었다.

"왜요, 싫어서?"

소희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고백받아주면 월세가 100만 원밖에 안 하는 이 집을 잃을까 봐 무서워서요."

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 술을 마셨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워지며 유난히 듣기 좋았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쥐었다. 눈빛은 약간 취한 기운이 들어있었다.

"그거 알아요? 소희 씨는 자신의 예쁜 얼굴로 굉장히 많은 집을 바꿀 수 있어요."

소희는 그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유니크한 집만 원해요."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어떤 게 유니크한 집이죠?"

소희는 눈을 깜박였다.

"내가 마음에 드는 집이요."

구택은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다가갔고 목소리도 좀 더 낮아졌다. 그는 유혹하는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

"내가 좋아요, 아니면 집이 좋아요?"

소희는 잠시 멈칫하다 대답했다.

"집이요."

"내가 좋아요 아니면 나랑 자는 게 좋아요?"

소희는 대답했다.

"자는 거요."

구택은 얇은 입술로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빛은 물결처럼 반짝였다. 그녀의 이 대답에 만족한 듯 그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소희 씨가 오늘 한 대답 잘 기억해요. 만약 소희 씨는 내가 좋다고 대답했으면 이 집과 나랑 자는 기회를 다 잃었을 거예요."

소희는 평온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키스했다. 은은한 술 향기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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