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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브루스의 주먹은 매우 빨랐다. 심지어 많은 관객의 눈에는 브루스 주먹의 그림자만 보였다.

“오, 세상에, 브루스 주먹 좀 봐.”

“힘이 너무 세, 내가 이태까지 경기를 봐온 경험으로 이강현 이 주먹에 맞으면 날아갈 거야.”

“이게 경기지, 그 빌어먹을 이강현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어떻게 본선에 출전할 수 있었지?”

모두가 브루스의 강력한 한 방에 탄복하고, 이강현은 브루스의 한 방에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권무영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이강현이 끝장날 것 같은데요, 아직 오픈키도 불어보지 않았는데 죽지 말아야 할 텐데요.”

황후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물컵을 움켜쥔 두 손과 손등에 솟아올라온 핏줄이 모두 황후의 긴장한 마음을 드러냈다.

경기 백스테이지 사무실에서 톰슨과 크레티가 함께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어때? 이 경기에서 브루스가 이길 가망이 있어?”

톰슨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모르겠어요, 브루스도 짐작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저 약물이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예요, 용문의 약을 구할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그 약 진짜 세거든요.”

크레티도 마음속으로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강현이 이전에 보여준 실력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비록 브루스는 카빔보다 강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카빔이 이강현의 손에 죽었을 때 이강현은 노는 것 같았다.

화면 속 이강현이 움직였다. 이강현은 브루스의 주먹이 자신의 주먹을 내리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팔을 들어올렸다.

브루스의 눈꺼풀은 가볍게 뛰었다. 가슴에는 왠지 모를 위기감이 치솟았다.

‘젠장, 내가 왜 두려워하는 거야!’

‘그냥 팔은 들어올렸을 뿐인데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내게 위협이 될 리가 없어! 그러니까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돼!’

브루스는 이를 악물고 공포감을 억누르며 의연하게 이강현을 향한 공격을 계속하였다.

이강현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이강현은 허리에 힘을 주고 몸을 떨며 팔뚝에서 강한 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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