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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황후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권무영은 침대 앞으로 다가가 핸드폰을 두 손에 들고 황후에게 건넸다.

황후는 권무영의 핸드폰을 집어 들고 옥용벽 사진을 자세히 보았다.

잠시 후, 황후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

“그럴듯한데, 진짜인지 우리도 모르니 그냥 먼저 가져와.”

“네, 그럼 진효영에게 직접 물건을 가져오라고 할게요.”

“바보야? 이것 때문에 진효영이 폭로되면 어떻게 해, 아니면 네가 진효영을 보고 싶어 오라고 한 거야?”

황후의 말투는 좀 음산하였다.

권무영은 온몸을 오싹해지더니 부들부들 떨며 황송한 표정으로 말했다.

“절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절 믿으셔야 해요, 잠시 머리가 돌지 않아서 그렇게 말한 겁니다. 지금 바로 사람을 시켜 물건을 훔쳐오겠습니다.”

“허허, 알았으면 됐어, 일 똑바로 해, 또 일을 망치면 나도 옛정 봐주지 않을 거야.”

“네, 잘 처리하겠습니다. 안심하세요.”

황후가 나른하게 손을 흔들었다. 권무영은 몸을 사리고 물러났다.

황후의 방을 나선 권무영은 천천히 허리를 펴고,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쥔 채 힘껏 흔들며 불만을 터뜨렸다.

“언젠가, 반드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권무영은 경계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금은 일단 조용하게 있어야 했다.

응접실로 들어간 다음 권무영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유노적을 불러와.”

“네.”

권무영도 한 무리 부하들을 키웠는데 평소에는 할 일이 없고 필요할 때만 이자들을 불렀다.

유노적은 오랜 세월 떠돌아다니며 도둑질을 했지만, 한 번도 잡히지 않아 도둑들 사이에서 유명한 도둑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온라인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지갑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 줄어들어 유노적의 생업도 어려워졌다.

그리하여 권무영이 손을 내밀자 유노적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권무영에게 귀순해 권무영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

곧 깡마른 체격에 약간 노루 같은 눈초리를 가진 유노적이 종종걸음으로 응접실에 들어섰다.

“분부가 있으십니까?”

“그래, 진효영 쪽에서 물건을 하나 찾았는데 꺼내기가 불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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