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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이강현은 느긋하게 서서 아무런 준비자세도 없이 아주 편하게 말했다.

“그럼 시작하시죠.”

“배짱 좋아! 받아라!”

구양지는 몸을 움직이자 이강현의 왼쪽으로 훌쩍 뛰어올라 주먹을 휘둘러 이강현의 명치를 때렸다.

이건 떠보려는 허수일 뿐이다. 이강현도 구양지가 떠보는 것을 눈치채고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이강현이 손을 들자 구양지는 황급히 자세를 바꿔 뒤로 물러섰다.

마치 구양지가 이강현이 머리를 쓰다듬는데 겁난 것처럼 보였다.

“어, 왜 물러났어요? 나는 그냥 머리를 만졌을 뿐인데, 왜 이렇게 긴장하세요?”

이강현은 경멸하듯 웃으며 말했다.

우영민 등은 안색이 안 좋아졌다. 방금 구양지의 후퇴로 그들 모두 체면이 말이 아니다.

‘원래 사부님이 나오시자마자 이강현의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근데 지금 이 상황 뭐지?’

현재 상황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라 우영민 등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구양지의 늙은 얼굴은 화에 치밀어 새빨갛게 되었다. 구양지는 이를 악물었다. 이강현을 잡아먹고 싶은 심정이다.

“네놈이 능청스럽구나!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 보자구나!”

구양지는 노발대발하며 다시 몸을 움직였다. 두 주먹은 재빠르게 휘둘렀고, 허공에서 잔상을 그렸다.

구양지가 진짜 솜씨를 발휘하자 우영민 등은 갈채를 보냈다.

“좋아요, 사부님 추풍권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강현 그 자식 받기 힘들 거야, 사부님의 추풍권은 1분에 주먹을 백번 이상 날릴 수 있어! 어떻게 막나 보자.”

“사부님, 이 속도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절대 고수 중의 고수!”

구양지의 제자들은 옆에서 환호하였다. 우지민은 구양지의 주먹 잔영을 보면서 구양지 제자들의 말을 듣다가 순간 자신이 없어졌다.

“사부님, 조심하세요.”

우지민이 낮은 소리로 일깨워 주었다.

“뭘 조심해? 이런 허술한 수법에 조심해야 할 거 있어? 잘 봐, 조심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야.”

농담조로 말하며 가볍게 팔을 흔들자 이강현의 손바닥이 주먹의 잔영을 뚫고 구양지의 얼굴을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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