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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몇 년 동안 신수민을 바라봤던 이영호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애당초 신수민의 부모님도 허락한 혼인을 신수민이 자기 발로 차버렸었다. 그러니 이영호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수민은 하얀 치마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선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이태호는 잠시 넋이 나갔다. 그녀는 도도한 여신의 아우라를 숨길 수가 없었다.

“어때요? 예뻐요?”

신수민은 자기를 뚫어져라 보는 이태호 때문에 얼굴이 빨개졌다.

“너무 예뻐요. 이 치마가 수민 씨를 위해 만든 것처럼 너무 잘 어울려요!”

이때, 이태호의 뒤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영호 씨, 여긴 어떻게?”

갑작스러운 이영호의 등장에 신수민이 적잖게 놀랐다. 이류 가문의 도련님인 그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신씨 가문마저 그 앞에서 덜덜 떠니 말이다.

이에 이태호가 몸을 돌려 이영호를 봤다.

“당신이 이영호군요. 결혼 예물로 20억이라니, 참으로 대단한걸요?”

이영호의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수민아, 이놈 누구야? 설마 남자친구야? 날 버렸으면 적어도 부잣집 놈이랑 만나야지, 이 거렁뱅이 같은 놈은 뭐야! 이건 날 모욕하는 거나 다름이 없어!”

“거렁뱅이?”

이태호는 두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왜? 치게? 내가 누군지 알지? 우리가 태생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걸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

이영호는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깔보듯 내려다봤다. 그의 뒤에 있던 4명의 보디가드들이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태호 씨, 참아요!”

잔뜩 화가 난 이태호를 보며 신수민이 깜짝 놀랐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그녀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태호는 이를 꽉 깨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내 말에 순종하겠다고 맹세하는 게 아니었다. 안 그러면 눈앞의 사람은 이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수민의 말 대로 이태호는 가만히 있었다.

“걱정하지 마요. 안 싸워요.”

이영호는 손을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눈알이 뒤집어질 듯했다.

“야, 얼른 손 놓지 못해? 진짜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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