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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7층짜리 낡은 건물, 5층 왼쪽 창문에 외롭게 불이 켜져 있었다.

서현우는 최윤정과 두 명의 검은 양복의 안내를 받고 어둡고 더럽고 냄새나는 계단을 따라 5층으로 올라가 굳게 닫힌 철문 밖에 서 있었다.

“열어.”

최윤정이 직접 명령했다.

검은 양복 중 하나는 즉시 주머니에서 철사를 꺼내 열쇠 구멍에 꽂아 만지작거렸고, 두어 번 가벼운 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철문이 열렸다.

철문이 열리자 나무문이 하나 더 있었지만 한결 가벼웠다.

나무문이 열릴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서 집 주인을 놀라게 했다.

곧 걸상을 옮기는 소리가 났다.

서현우 일행이 지저분한 거실로 들어가자 반바지 티셔츠에 슬리퍼 차림의 한 남자가 방에서 나와 얼굴빛을 확 바꾸며 "너희들 누구야? 어떻게 들어왔어? 빨리 꺼져!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겠어"라고 말했다.

최윤정이나 서현우의 명령도 없이 검은 양복은 맹렬히 돌진해 순식간에 남자의 배를 한 대 때렸다.

"어!"

갑자기 습격을 받은 남자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심한 통증으로 그의 허리가 구부러지고, 두 눈이 튀어나오고, 입이 크게 벌어져 숨쉬기도 힘들어졌다.

그러자 검은 양복은 주머니에서 가느다란 철사 로프를 꺼내 두 손을 뒤로 묶고 바닥에 있는 수건을 주워 입에 넣어 소리를 내지 않도록 했다.

최윤정은 남자가 나오는 방으로 들어갔다가 몇 초 만에 다시 나오며 "도련님, 보세요"라고 말했다.

서현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최윤정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암적색의 불빛은 사람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방 안도 어수선했지만 컴퓨터 한 대 외에는 가구가 없었다.

네 면의 벽에는 수많은 사진이 붙어 있고, 그 옆에는 글자가 붙어 있다.

컴퓨터 책상에도 글씨를 인쇄한 많은 종이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서현우의 시선은 순식간에 왼쪽 한 구역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위에 있는 사진은 부동한 시간, 부동한 장소에서 찍은 진아람의 사진이었다.

최초 사진 속 진아람은 6년 전 촬영된 앳된 모습이었다.

그 해 진아람은 겨우 18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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