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601화

태상황의 말은 즉 원경릉 배 속에 아이가 딸이란 소리로, 증손녀의 할아버지로서 여아홍을 땅에 묻었다가 우리 복덩이가 시집갈 때 파내서 마신다는 말이었다.

원경릉이 돌연 호기심이 발동해서 물었다. “폐하는 여아홍을 묻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세요?”

“과인은 알아.” 태상황이 단정적으로 말했다.

“어떻게 아시는데요?”

“50년 전에 관상가가 그랬어. 과인이 올해 손녀를 하나 더 볼 거라고.”

“그럼, 미색이 낳는 아이일 수도 있겠네요.”

“그럼, 손녀 둘을 보는 거지!” 아주 여유만만이다.

원경릉이 배시시 웃으며, “미색이 쌍둥이면요!”

태상황은 눈동자를 굴리며 허둥지둥하더니, “그럼, 셋이 더 생기는 걸로!”

“미색도 딸을 낳나 봐요?” 원경릉은 아주 장난기가 발동했다.

태상황은 원경릉의 말에 아예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 관상가의 말을 안 믿다니 천벌받지.

원경릉이 일어나 세 어르신을 안으로 불러 맥을 짚어 보았다.

소요공의 건강은 여전했으며, 심폐기능은 젊은 사람보다 오히려 나을 정도로 손발이 민첩하고 허리가 튼튼했다. 소요공은 이에 자만해서 자신이 백 년은 너끈히 살 수 있다고 했다.

태상황이 일부러 못되게 말했다. “보통 건강한 사람이 먼저 죽더라.”

소요공이 태상황에게 눈을 흘기며, “먼저 죽으면 복 받은 거죠. 두 사람 다 죽고 나 혼자 남으면 너무 외로울 테니까요!”

태상황과 주재상이 고개를 들어 소요공을 보는 눈동자에 무언가 천천히 떠오르더니 무거운 얼굴이 되었다. 그들은 모두 마음속으로 짐작하고 있는 게 있었다. 어느 날, 그리 멀지 않아 세 늙은이 중 하나가 먼저 죽고, 둘이 남았다가 마지막엔 결국 혼자 남을 것을 말이다.

어릴 때부터 함께 늙어간다는 건 하늘이 내려 주신 복이자 귀한 인연이지만 그것도 결국 다하는 날이 오기 마련이다.

청진기를 들고 있던 원경릉도 순간 먹먹했다.

주재상이 곁에 있는 희상궁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다음 생이 또 있으니까. 희망이 언제나 있지.”

희상궁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 다음 생이 또 있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