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52화

도범은 시력이 좋았기에 멀리서 접근해오는 몇몇 사람들이 누구인지 금세 알아차렸다. 그곳엔 총 세 사람이 있었는데, 가운데 한 사람은 양쪽에서 다른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서 있었다. 중앙의 그 인물은 심하게 부상당한 듯했다.

그들의 걸음은 빠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았다.

도범은 이 광경을 목격하고 서둘러 땅에 쓰러진 요수의 시신을 이슬 영함에 담아두었다. 가죽을 벗기고 영핵을 뽑는 일은 잠시 뒤로 미루었다.

그 후, 도남천의 팔을 강하게 뒤로 잡아당겼다. 본래라면 이곳을 신속하게 떠나야 했겠지만, 최근의 사건들이 도범의 호기심을 자극해 억제하기 어려웠다.

세 사람은 급히 그들을 향해 다가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범과 도남천이 서 있던 곳에 도달했다. 그중 오른쪽에 서 있던 주성훈은 두 사람을 확인하자마자 본능적으로 저장 공간에서 장검을 뽑아 도범의 이마를 향해 섬뜩하게 겨누었다.

주성훈의 눈은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도범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경계로 가득 찼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은 모두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종문의 제자들 같았다.

도범은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고, 저들이 양극종의 오랜 적인 혼원문의 제자들만 아니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만약 그들이 혼원문의 제자들이라면, 오늘 싸움이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도범은 그 세 사람을 보고도 곧바로 시선을 피하지 않은 건, 첫째로는 궁금증 때문이었고, 둘째로는 그들이 상처를 입은 것처럼 보여, 함부로 자신에게 손을 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흰 옷을 입고 있었고, 가슴에는 대나무 잎 몇 개가 수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흰 옷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세 사람의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왼쪽에 서 있던 오지천이 잠시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더니 주성훈에게 말했다.

“저 사람은 양극종 외문 제자야.”

주성훈은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는 손에 들고 있던 장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도범은 외출할 때 옷을 갈아입지 않고, 양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