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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9화

도범이가 땅에 펼친 만수산 위험 지역 등급 지도를 보며, 오지천은 다소 무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들도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잘 압니다. 퇴로를 찾는 게 최선이긴 하지만, 주변은 모두 만시종의 제자들뿐이예요. 그런데 어떻게 퇴로를 찾을 수 있겠어요?”

오지천은 도범이 그린 원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주위를 봐 봐요. 이 동굴 말고는 사람이 숨을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죠. 유일하게 눈에 띄는 곳이라곤 기암 절벽뿐인데, 그곳은 죽음이예요. 기암 절벽에 갈 바엔 차라리 이곳에서 죽는 게 낫죠.”

오지천의 말이 끝나자 그의 얼굴에 절망이 서렸다. 오지천은 평소에도 절망적인 상황에서 끈기를 잃지 않는 인물이지만, 이번 상황은 오지천에게도 유난히 가혹했다.

그들은 그동안 비교적 안전하게 지내왔으나 평화로운 시간이 곧 종료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때, 도범이 옆에 두었던 소형 방어진판이 갑작스레 붉은 빛을 내뿜었다.

도범은 긴장한 채 지도를 내려놓고, 소형 방어진판을 집어 들었다. 도범은 재빠르게 여러 법진을 입력했고, 방어진판은 이내 밝은 백색 빛을 발하며 정상에 화면을 생성했다.

몇몇은 그 장소를 한눈에 알아차렸다. 그들이 숨어 있던 동굴 입구로부터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스무 명 가량이 일렬로 서 있었고, 중앙에 서 있는 인물은 기이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 가면은 뼈 조각으로 제작되었으며, 그 위에는 붉은 색의 염료로 다양한 상징이 그려져 있었다. 주성훈은 그 인물을 보자마자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저 사람이 바로 영천 경지의 강자예요!”

저 사람이 도범 일행과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에, 도범의 심장은 다시 한번 ‘쿵’하고 내려앉았고, 안색도 점점 더 어두워졌다.

가면을 쓴 남자는 피로 빨갛게 물든 긴 줄을 손에 들고 있었고, 그 줄의 다른 한쪽 끝은 사람만큼 큰 요수가 묶여 있었다.

이 요수는 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평범한 큰 개보다 훨씬 사나웠고, 단 하나의 눈만 가지고 있었다. 그 유일한 눈은 손바닥만큼 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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