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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한혜숙, 넌 정말 멍청해, 알아? 자기 남편의 마음도 모르다니 정말 불쌍해.”

백수연은 팔짱을 끼고 서서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

“태범 씨는 처음부터 연아를 강씨 가문에 보낼 생각이었어. 단지 연아를 통제하기 위해 너랑 이혼하지 않았을 뿐인데, 넌 아직도 태훈 씨가 너에게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만약 정말로 너에게 감정이 있다면 어떻게 지난 20년 동안 나와 함께 있었겠어? 또 어떻게 자기 딸을 강씨 가문에 시집보낼 수 있겠어? 강씨 가문은 유명한 재벌 집이라 하지만, 그 집 도련님 강세헌은 성격이 나쁘기로 소문났고, 연아는 지금 그 가문에 강제로 들어간 셈이니,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아? 네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빨리 태범 씨와 이혼하는 것이 좋을 거야, 연아도 일찍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말이야.”

“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한혜숙은 화가 나 소리를 쳤지만, 그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밖에 있던 송연아도 이 말을 듣고 몸이 휘청했다.

어려서부터 송태범은 송연아에게 피아노, 춤, 그림 등 다양한 재능을 배우도록 했다.

송연아는 처음엔 송태범이 자신더러 스타로 되기를 원하는 줄로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다양한 재능을 준비하여 강세헌의 비위를 맞추도록, 혹은 그를 유혹하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정말 치밀한 계략이었다.

친아버지의 이런 계략에 이용당하다니!

이 몇 년 동안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이미 모두 사라진 듯했으나, 여전히 마음이 아파 났다.

“상황을 파악했으면 빨리 이혼해!”

송연아는 문을 갑자기 확 열고 들어가, 감정을 추스르고 입을 열었다.

“이혼할 거면 송태범을 오라고 해요.”

백수연은 송연아를 보고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너... 네가 여길 어떻게?”

“제가 아닌 당신이 오면 안 되는 곳 아닌가요?”

백수연은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송태범도 아닌 송연아가 말을 엿들은 것이니 상관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이렇게 알게 된 것이 더 좋았다. 한혜숙과 송태범의 이혼을 재촉할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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