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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강세헌이 정신을 차렸을 때 농후한 소독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대표님.”

비서가 팔을 뻗어 그를 부축하려 했다.

강세헌이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됐어.”

그가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는 물었다.

“임지훈은 어떻게 됐어?”

“생명의 위험은 없습니다. 작은 수술을 했는데 아직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비서가 대답했다.

“대표님께서도 경미한 뇌진탕이 왔다고 해요. 의사 선생님께서 충분히 쉬어야 한다고 했어요. 좀 더 주무실래요?”

강세헌은 최지현의 다리를 타고 흐르던 피를 떠올리고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물었다.

“최지현은?”

“의사의 말로는 유산했다고 해요. 타박상도 좀 있긴 한데 심각하진 않아요. 제가 왔을 때 깨어난 지 얼마 안 됐더라고요. 지금 옆방 병실에 있어요.”

비서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불러올까요?”

강세헌이 팔을 들었다. 그럴 필요 없다는 의미였다.

그는 복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최지현에게 반감을 갖고 배척했고 심지어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을 막으려까지 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는 것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아이를 잃었다.

그는 아버지로서 슬픈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이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 때문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경찰은 왔었어?”

그가 물었다.

“네. 하지만 아직 범인은 잡지 못했어요.”

강세헌의 기억으론 어린 남자아이였는데 사고 후에도 별로 다치지 않았는지 곧바로 차에서 기어 나와 도망쳐버렸다. 아마 많이 놀랐을 것이다. 면허증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가 없다.

“사람을 보내 찾아봐. 자신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따끔하게 혼내줘. 하지만 절대 죽이면 안 돼. 그리고, 최지현을 수술한 의사를 나한테 데려와 줘.”

그는 최지현의 몸에서 흐르던 피를 똑똑히 보았었다. 그러니 최지현이 정말 자신의 아이를 가졌음을 인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보였던 그녀의 의심스러운 표정 때문에 찝찝함이 가시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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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소사랑
스토리대로라면 송연아의 이복 남동생이 사고낸거고 이것때문에 또 오해생기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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