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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강세헌이 입을 꾹 다문 채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 송연아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배 안에 생명 같은 건 없으니 말이다.

한참을 침묵한 뒤에야 강세헌이 입을 열었다.

“그 안에 정말 내 아이가 있다면 낳아서 키워야죠.”

최지현은 너무 기쁘고 흥분된 나머지 강세헌이 앞에 없었다면 곧바로 환호성까지 질렀을 것이다. 애써 웃음을 억누르려 했지만 저도 모르게 위로 향하는 입꼬리는 감춰지지 않았다.

“그럼 아이를 위해 저와 결혼할 수 있어요?”

그녀가 들뜬 얼굴로 물었다.

반면 강세헌의 말투는 평온 그 자체였다. 간단명료하고 차가웠으며 더없이 단호했다.

“아니요.”

그 말을 들은 최지현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버렸다.

“무슨 뜻이에요?”

“말 그대로예요. 아이만 데리고 갈 거예요.”

강세헌은 마지막 인내심의 끈을 잡고 덤덤히 말했다.

최지현의 얼굴엔 당황스러움이 역력했다.

“그럼 지금 절 데리고 어디로 가는 거예요?”

“병원이요.”

임지훈이 말했다.

“아이는 낳아도 돼요.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절대 당신이 될 수 없어요.”

조금 전은 그저 당황했을 뿐이지만 임지훈의 이 말은 그녀를 겁에 질리게까지 만들었다.

“병, 병원에 가서 뭘 하려고요?”

“당연히 검사해야죠.”

임지훈이 대답했다.

최지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강세헌이 확인만 마치면 자기가 아이를 가졌음을 믿고 아이를 위해 송연아와 이혼하고 그녀와 결혼할 거라 생각했다.

결혼 후 기회를 틈타 유산했다고 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강세헌의 아내가 된 다음 다시 그의 아이를 갖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필경 그때가 되면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검사를 하러 간다고 한다.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그녀의 배 안엔 아직 아이가 없다!

“세헌 씨...”

“내 이름 부르지 말아요. 불쾌해요.”

강세헌이 차갑게 최지현의 말을 끊어버리고는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 또한 알고 있다. 최지현 이 한 여자와만 밤을 보낸 적이 있으니 누군가 임신했다면 분명 그녀일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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