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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이 몇 년을 어떻게든 버텨왔으니, 마음은 아프지만, 그래도 이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송연아는 말을 돌렸다.

“엄마, 이제 퇴원한다고 들었어요.”

한혜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 많이 좋아졌어. 병원에 너무 오래 있어서 이젠 나가고 싶어.”

어머니의 주치의를 찾아가 물으니 의사는 몸조리만 잘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러 오면 퇴원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연아는 이 말을 한혜숙에게 알리지 않았다.

“엄마, 이틀만 더 참아요.”

그녀는 집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어머니가 퇴원하여 머무를 곳이 있길 바란 것이다.

한혜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송연아는 머뭇거리다가, 그녀의 생각을 물어보기로 했다.

“엄마, 아빠랑 이혼하고 싶어요?”

“그래... 이혼할꺼야.”

송연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비록 그녀도 어머니가 이혼하길 원했지만, 그들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정작 이혼하지는 않았다.

방금 그녀가 물었을 때 한혜숙은 이혼할 것이라고 했지, 하고 싶다고는 하지 않았다.

“엄마, 나 신경 쓰지 마요, 난 이미 다 큰 자식이란 말이에요. 난 이젠 직업도 있고 돈도 벌 수 있어요. 송태범은 예전처럼 돈으로 나를 통제할 수 없어요. 예전엔 말을 듣지 않으면 날 협박하려고 학비도 주지 않고 엄마한테도 잘해주지 않았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엄마 병도 다 나았으니, 그는 더 이상 나를 통제할 수 없어요. 만약 엄마가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 이혼하지 않아도 돼요.”

그녀는 한혜숙의 결정을 존중했다.

그 남자는 어떤 방면에서 엄마와 함께 반평생을 보낸 사람이니, 감정이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이다.

한혜숙은 딸의 자상함과 위로에 더욱 미안함을 느꼈다.

딸에게 빚진 것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았다.

“이혼하고 싶어. 그동안 네 아버지와도 말만 부부였을 뿐이야, 이젠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한혜숙이 말했다.

그녀는 진심이었다.

“그래요, 퇴원하면 같이 아버지를 찾으러 가요.”

한혜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 출근해야 하니 먼저 갈게요. 퇴근하고 엄마를 보러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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