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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나서지 않는 여준재

VIP 고급 병동.

고다정이 나간 뒤 강말숙의 시선이 두 어린아이에게 향했다.

“말해봐, 너희들 엄마가 나한테 숨기는 게 뭐야?”

두 아이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윤이는 할머니에게 진실을 말하고 싶은 듯 의견을 구하는 눈빛으로 오빠를 바라보았지만 역시나 전처럼 거절당했다.

하준이는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할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엄마가 할머니한테 뭘 숨기겠어요.”

아이가 그럴수록 강말숙의 마음속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만해, 여기서 내 눈 속일 생각 마. 너희 둘을 내 손으로 키웠는데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인지 다 알지. 혹시 엄마랑 아빠 싸웠어?”

강말숙은 짐작하고 있던 바를 얘기했고, 두 아이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는 순간 강말숙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렸다.

“게다가 엄마 회사는 줄곧 너희들 아빠가 맡아서 처리하고 있는데, 지금은 회사 일을 엄마가 직접 처리하는 게 이상하지 않니?”

이 말에 두 아이는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고, 결국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랑 아빠가 싸워서 헤어졌대요.”

“헤어져?!”

강말숙은 충격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고다정에게 일이 생겼을 때도 여준재는 고다정을 찾는 걸 포기한 적이 없는데 이제 와서 고작 싸웠다고 헤어진 게 말이 되나.

두 꼬마는 이런 강말숙의 속마음을 모르는지 강말숙의 곁으로 다가와 두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할머니, 우리는 아빠랑 엄마가 헤어지는 게 싫어요. 아빠랑 엄마가 싸우지 않을 방법이 없을까요?”

정신을 차린 강말숙은 두 아이의 기대에 찬 눈빛을 마주하며 말했다.

“이따가 엄마 돌아오면 할머니가 무슨 일인지 물어볼게.”

“그럼 할머니, 절대 우리가 알려줬다는 거 말하면 안 돼요. 안 그러면 엄마가 우리 혼낼 거예요.”

하준이는 강말숙에게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강말숙은 그런 아이를 흘끗 쳐다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고다정은 화영과 함께 회사로 향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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