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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오래된 계획

다음 날 아침, 고다정은 여느 때처럼 약원에 가서 약재에 물을 주었다.

강말숙은 기분이 좋아 흥얼거리며 인근 공원을 산책할 예정이었다.

하준과 하윤도 기분이 좋아 외증조할머니의 손을 잡고 동행하길 바랐다.

이런 사랑스러운 증손주들의 모습에 강말숙은 거절할 리 없었고, 그녀의 자애로운 눈은 웃음으로 가득 차, 두 아이와 함께 문밖을 나섰다.

집을 비운 사이, 고다정이 사는 동네에는 검은 옷을 입은 두 남자가 나타났다.

그들은 얼굴이 잘 보이지 않도록 야구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공구 상자를 들고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곧장 고다정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공구 상자를 열고 얇은 철사 하나를 이용해 재빨리 열쇠 구멍을 비틀어 열었다.

두 사람은 각자 망치를 손에 들고 서로를 바라보며 가구를 부수기 시작했다. 식기류와 거울이 와장창 깨지고 유리 탁자가 바닥에 뒤집혀 산산조각이 났다.

그들은 텔레비전을 부수고 모든 전선을 잘랐다. 쇠톱으로 침대 다리를 자르고 소파, 침대 시트를 긁어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옷장 속 옷도 피하지 못했다. 커튼도 갈기갈기 찢어져 바닥에 던져졌다. 할 일을 마친 그들은 공구 상자를 들고 떠났다.

……

다정이 약밭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던 순간, 이웃인 장명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대충 바지에 손을 닦고 전화를 받아 느긋하게 물었다.

“명희 이모, 무슨 일이세요?”

장명희의 말투는 매우 초조했다.

“다정아, 너희 집 완전히 쑥대밭이야! 빨리 와!”

다정은 그녀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표정이 점차 굳어졌다.

“저희 외할머니랑 제 아이들은요? 아직 안 돌아왔죠?”

다정은 그녀가 집을 나서기 전, 그들이 나중에 산책하러 나갈 것이라는 걸 기억했다.

장명희는 대답했다.

“아마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 본 적이 없어.”

고다정은 깜짝 놀라 얼른 집으로 돌아갔고, 열린 현관문과 부서진 가구들이 눈에 띄었다.

온 바닥이 유리 조각으로 가득해서 그녀는 어디에다가 발을 놔둬야 할지 몰랐다.

다정은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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