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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5화

깜짝 놀라던 은서는 의자에서 뛰어 내려와 종종걸음으로 문 쪽으로 뛰어가더니 고개를 내밀고 밖을 내다보았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고 집 안 청소를 하는 도우미가 계단 손잡이를 닦고 있을 뿐이었다.

다만 문 앞에 화분이 놓인 바닥에 흙이 흩어져 있었다.

은서는 휴대폰을 쥐고 한현진을 불렀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대답이 없어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니 어느샌가 전화는 끊어져 있었다.

은서가 다시 전화하려고 했지만 강한서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내 휴대폰 네 방에 있어?”

얼른 손가락을 움츠린 은서는 휴대폰을 바로 강한서에게 돌려주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아이는 손을 등 뒤로 숨기며 딜을 하기 시작했다.

“현진 이모 전화번호 알려주면 휴대폰 돌려줄게요.”

강한서가 은서를 힐끔 쳐다보았다.

“내가 알려줘도 네 전화는 받지 않을 거야.”

“현진 이모는 삼촌처럼 속 좁은 사람이 아니거든요.”

은서가 중얼거리며 말했다.

“받든 안 받든 삼촌 번호만 주면 되요.”

강한서는 은서를 잠시 쳐다보더니 말했다.

“네가 휴대폰을 안 주면 내가 어떻게 알려줘?”

내가 찾겠다고 말하려던 은서는 또 강한서가 자신이 한현진에게 전화한 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워 그에게 휴대폰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휴대폰을 가진 강한서는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

멈칫하던 은서가 얼른 잰걸음으로 강한서를 쫓아갔다.

“현진 이모 번호 아직 안 줬잖아요.”

강한서는 키가 크다는 우세를 발휘해 두 손가락 사이에 휴대폰을 끼워 가슴 앞에서 흔들어 보이며 여유롭게 말했다.

“사회생활 제1강. 그 어떤 사람의 약속도 쉽게 믿지 말 것. 설사 제일 가까운 사람과의 약속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야.”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은서는 강한서의 다른 한쪽 손을 붙잡더니 그의 손등을 꽉 깨물었다.

강한서는 은서 옷에 달린 모자를 들어 올렸다. 은서는 마치 병아리처럼 쉽게도 강한서에 의해 들어 올려졌다.

은서는 여전히 강한서의 손을 깨물고 있었다.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분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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