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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6화

은서는 잔뜩 흥분해 있었다.

강한서는 은서의 방을 힐끔 살피더니 곧 또 일련의 숫자를 나열했다.

그런 강한서의 모습에 은서는 멍해졌다.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강한서가 말했다.

“네 스케치북의 바코드.”

그 말에 은서는 더욱 어리둥절해졌다.

강한서는 검지를 들어 자기 관자놀이를 살짝 누르더니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너 무협 소설 좋아하잖아. 소설엔 뭐든 한 번만 보며 다 기억하는 사람들 있잖아. 내가 그래.”

“...”

‘기억을 잃더니 대체 왜 더 재수 없어진 거야.’

강한서는 은서의 머리를 어루만지더니 휴대폰을 들고 돌아섰다.

한편, 소리를 듣고 돌아선 한현진은 길가에 서 있는 밴의 창문이 스르르 열리는 것이 보였다. 차를 운전한 사람은 바로 주강운이었다.

한현진이 밴을 향해 다가갔다.

“주 변호사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

“현진 씨 보러 일부러 온 거예요. 원래는 전화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문 앞에서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네요.”

한현진이 멈칫했다.

“저를요?”

주강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잊었어요? 전에 저와 함께 아저씨께 사죄드리러 가기로 했었잖아요.”

“아, 그러네요.”

한현진이 머리를 툭 쳤다.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주강운이 다정한 눈빛으로 한현진을 바라보았다.

“오늘 시간 돼요?”

“돼—”

대답하던 한현진이 멈칫하며 방금 은서가 전해준 소식을 떠올린 그녀가 금세 말을 바꿨다.

“친구와 바람 쐬러 갔다가 오늘 막 돌아오던 길이거든요. 오늘은 좀 쉬고 싶은데 내일 어떠세요? 마침 주말이라 아빠도 스케줄 없으실 거예요.”

주강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진 씨 말대로 해요.”

한현진이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어 보였다.

멈칫하던 주강운이 곧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현진 씨 웃는 거 오랜만이네요. 역시 한서가 돌아오니까 여러모로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강한서라는 말에 한현진의 미소가 사그라들었다. 그러더니 그녀는 곧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 변호사님, 그동안 제가 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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