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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걱정하지 말라고

소주영은 주위 사람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세희를 바라보았다.

“아가야,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지?”

세희는 소주영을 향해 작은 손을 내밀었다.

“외할머니예요?”

소주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너도 참 예쁘구나. 네 오빠들도 엄청 멋있고. 이 외할머니는 너희들이 너무 좋아.”

“외할머니, 그런데 왜 갑자기 나타나셨어요?”

세희는 계속 물었다.

소주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외조부를 데리러 왔거든.”

“네?”

세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어디로 가시려는 거예요?”

“네 외조부가 외조모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소주영이 말했다.

“안 돼요!”

세희는 작은 머리를 흔들었다.

“외할머니는 예쁘고 상냥하시니까, 세희는 외할머니 곁에 있고 싶어요!”

“그건 안 돼, 아가야.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있으니 너희들과 함께 있을 순 없어. 그렇지 않으면 아직 이 세상에 있는 너희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대가요?”

세희는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대가인데요? 외할머니, 왜 다른 사람들은 외할머니를 볼 수 없는 거죠?”

소주영은 눈을 드리웠다.

“그건 외할머니가 이미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야.”

말을 마치자, 소주영은 허리를 굽혀 세희의 맑은 눈을 바라보았다.

“아가야, 나중에 그 할아버지한테 잘 배워서 외할머니를 떠나보내주면 안 될까?”

비록 세희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지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소주영은 흐뭇하게 웃으며 다시 하영과 예준을 바라보았다.

“아가야, 외할머니 대신 말 좀 전해줄래? 너희 엄마에게 이 외할머니를 원망하지 말라고 전해줘. 그동안 이렇게 고생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삼촌한테도 전해. 매일 늦게까지 일하지 말고 푹 쉬라고. 아니면 외할머니도 마음이 아플 거야. 그다음 진외할머니에게 전해, 나 여기서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말하자, 소주영은 목이 메기 시작했고, 그녀의 눈가에서는 새빨간 피눈물이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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