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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사도현은 예쁘게 웃더니 능글맞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바지는 벗지 말아야겠다. 경윤이가 보면 또 도망갈라.”

그러고는 배경윤처럼 단번에 바다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에메랄드빛 바닷속에서 점점 더 가까워져 갔다.

한 명은 도망가고 한 명은 그 뒤를 쫓는 것이 멀리에서 보면 그저 달콤한 연인 같았다.

차설아는 자기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고른 남자인데 친구 마음에 들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조금 더 빨리 따라가요.”

차설아는 모래사장에서 손까지 흔들며 사도현을 응원했다. 그 모습은 마치 드라마 한 장면을 보는 열정적인 관객 같기도 했다.

“이러다 감기 걸리겠어.”

그때 성도윤이 그녀 옆으로 다가와 외투를 입혀주었다.

“고마워.”

차설아는 고개를 돌리더니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두 사람은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듯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끌어안았다.

차설아는 따뜻한 남자의 품속에서 마음속 깊이 행복과 평온을 느꼈다.

행복이라는 것도 결국 거창한 게 아닌 그저 이런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저 둘 지금 뭐 하는 거야?”

성도윤은 두 팔로 차설아를 감싸 안고 턱을 그녀의 머리에 괴며 물었다.

바다 한가운데서 한 명은 쫓고 한 명은 도망가며 때로는 티격태격하는 것이 상당히 이상해 보였던 모양이다.

“하하하, 열렬히 구애 중이라고 해야 하나?”

차설아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도현 씨는 여자 공략하는 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저 사람 레이더망에 든 여자들은 아마 빠져나올 틈이 없을 거야.”

“왜, 너도 마음이 흔들려?”

성도윤의 질투를 담은 음성이 들려왔다.

“무슨 헛소리야. 나는 그냥 두 사람이 보기 좋아서 그런 것뿐이야.”

차설아의 말투에는 부러움이 묻어있었다.

“처음부터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쏟아부으면 오해도 없을 거고 방해물도 없을 거잖아. 그리고 돌이켜보면 행복한 추억밖에 없을 거고...”

어떤 사랑은 처음부터 별다른 풍파 없이 순조롭게만 흘러간다.

그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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