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63화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들려오는 목소리는 점점 더 맑아지고 처량해졌다.

"분명 차설아일 거야, 그들이 차설아를 괴롭히고 있는 거야. 장재혁이 말한 것들은 모두 거짓이다. 차설아는 자정 살인마의 동생일 수 없어. 더더욱 나를 이렇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고!”

감정이 격해진 성도윤은 문을 열려고 허둥대다가 계단에 걸려 넘어지면서 손바닥과 무릎이 까졌다.

그는 더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일어나 몇 걸음 걷다가 또 걸려 넘어졌는데 낭패의 극에 달했다.

"살려줘, 살려줘, 날 건드리지 마. 다들 꺼져!”

도움을 청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더 분명해지고 남자의 마음은 점점 더 졸여졌다.

"병신, 병신, 성도윤 이 병신아!”

다급해진 성도윤은 자신을 계속 두드려대며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고 미칠 지경이었다.

자신의 여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느낌이 그를 더 괴롭게 했다.

"차설아, 기다려. 내가 곧 구하러 갈게!”

성도윤은 모든 신경을 곤두세웠고 몇 번이고 넘어지고 부딪히면서 마침내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에 점점 가까워져 마치 자신의 앞에 있는 것 같았다.

도움을 청하던 소리가 점차 그쳤다.

서은아는 건장한 남자에 눌려 몇 차례 발버둥을 쳤지만 결과는 뻔했다.

머리칼이 헝클어지고 볼과 손과 허벅지가 찢어져 피가 났는데 그녀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하하하, 역시 부잣집 아가씨네. 이 피부, 이 몸매 정말 일품인데?”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일을 끝내, 아직 기다리는 사람이 많잖아.”

“...”

이들의 욕설을 듣고 있는 서은아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침울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가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마치 힘없이 누군가의 손에 놀아나는 장난감 같았다.

하지만 갑자기 이 남자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전전긍긍하며 한쪽으로 흩어졌다.

"왜들 그래?”

그녀의 몸을 만지던 남자는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혼이 다 빠져버려서는 곧바로 일어나 바지를 들어 올리고 머리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