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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살기 가득한 눈빛을 보니 진짜 그녀를 죽이려는 것 같았다.

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면서 말했다.

“왕야께서 잊은 것이 있지 않습니까?”

부진환은 위협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옆에 있던 낙월영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부어오른 뺨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물었다.

“괜찮느냐?”

낙월영은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저었고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

“왕야, 언니 성격이 왜 저리 포악해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걸핏하면 저한테 손찌검하시고, 제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될 것을.”

그 말과 함께 낙월영의 시선은 부진환이 손에 든 향낭으로 옮겨졌고 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이건 제 어머니께서 주신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지닌 것인데… 언니께서 이것을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언니가 잘못 안 것이라 했지만 제 설명도 들으시지 않으셨죠…”

낙월영은 말을 하면 할수록 억울한지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부진환은 손에 든 향낭을 보면서 돌연 미간을 구겼고 그 모습에 조바심이 난 낙청연은 얼른 입을 열었다.

“왕야! 제게 약조하신 것을 잊으신 것이옵니까? 그것은 제 어머니의 유품입니다. 전 그 향낭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건 필요 없습니다.”

그 향낭 안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일월쇄가 있으니 아주 중요한 물건임이 확실했다.

그것은 단지 낙청연 어머니의 신분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녀의 비참한 죽음과도 연관이 있었다.

낙청연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 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그 향낭뿐이었고 부진환이 그 향낭을 그녀에게 전해주기만 한다면 곧바로 그더러 수세를 써서 휴처해 달라고 할 것이고 다시는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구긴 채로 잠시 뜸을 들였다. 그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낙월영이 다시 울기 시작하자 부진환은 가슴이 아팠다.

“돌려주마. 잘 챙기려무나.”

낙청연은 부진환이 낙월영에게 향낭을 건네주는 것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낙청연은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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