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1화

상대는 분명 낙청연을 노리고 온 것이었다. 지초가 죽을지 살지는 모르지만 지초를 만졌다면 낙청연 또한 분명 독에 감염될 것이다.

지초를 안고 부랴부랴 약각으로 향하던 도중, 끓어오르는 혈액으로 인해 딱지가 앉았던 팔뚝의 상처가 터지면서 선혈이 밖으로 솟구쳤고 그 바람에 소맷자락이 빨갛게 물들어졌다.

팔에서 오는 통증을 신경 쓸 새도 없이 낙청연은 마음이 조마조마했고 어떻게든 지초의 생명을 살리고 싶다는 일념에 차 있었다.

“왕비 마마… 독이 있으니 절 내려주세요…”

지초는 고통을 견디며 입을 열었고 눈물이 왈칵 흘러넘쳤다.

“미련하긴, 널 내려놓아서 어쩌겠느냐? 넌 지금 온몸에 독이 퍼졌으니 널 이렇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하러 가야지 않겠느냐?”

낙청연은 서릿발치는 눈빛을 하고 발걸음을 다그쳤다.

지초는 더욱 맹렬한 기세로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될 줄도 몰랐고 자신이 왕비의 짐 덩어리가 될 줄도 몰랐다.

약각 내에서 몇몇 계집종들이 해바라기 씨를 까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언니, 정말 총명하십니다. 이번에 들여온 약초에는 전부 독이 있어 감히 시약해 볼 사람이 없었지요. 은자 몇백 냥을 들여서 백여 명쯤 사람을 모아 시약해봐야 하나 싶었는데 지초 혼자 그 많은 약초를 전부 시약할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의기양양한 얼굴로 찻잔을 든 서향향(徐香香)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의미심장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다들 걱정하지 말거라. 이 돈은 저녁에 나눠줄 것이다.”

장미가 묘책을 떠올린 덕분에 은자 몇백 냥을 아꼈으니 서향향은 그중 가장 많은 몫인 백 냥이 넘는 은자를 가질 것이었다. 지금 당장 섭정왕부에서 쫓겨난다고 해도 그 돈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 혼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지초는 소심한 아이였으니 일러바치지도 못할 것이었다.

다들 들떠있을 때 돌연 밖에서 호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돈을 나눠 가질 궁리나 하고 앉아 있구나. 그러려면 너희들 목숨줄이 남아있어야 할 텐데.”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낙청연은 지초를 품에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