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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이건 규칙에 어긋나는 거잖아.”

고진성이 정색하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통보는 둘째치고 심지어 구두로 전하다니? 이미 선을 넘었는데 무슨 사건인지도 말해주지 않고 대뜸 협조부터 하라는 게 말이 돼?”

부하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대장님, 직급이 높은 사람이 곧 왕이죠. 위석현 씨는 세인시의 총사령관도 겸직하고 있으니 대장님이 서해시 총사령관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그분의 사인을 받아야 한다는 걸 잊었어요? 굳이 사사로운 규칙 때문에 꼬치꼬치 따질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냥 못 본 척 눈 감아 주셔야 상대방도 그렇고 본인도 편할 거예요.”

고진성은 눈살을 찌푸린 채 곰곰이 생각하더니 결국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사무실을 빌려주는 게 뭐 큰일이라고 마련하면 되지. 어차피 무슨 일인지 말할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마치 대단한 비밀이라도 되는 듯 행동하니 그냥 모른 척할래. 괜히 마주쳤다가 서로 뻘쭘한 바에는 오히려 잘됐네.”

지금은 진급이 걸린 중요한 타이밍인지라 상사와 거리를 두고 불필요한 분쟁을 일으키지 않은 게 좋았다.

게다가 그는 공로를 세워 승진하는 케이스라 상사에게 잘 보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

단지 연차가 꽉 차서 진급이 필요한 사람만이 권세에 빌붙거나 돈을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부하가 즉시 엄지를 치켜세웠다.

“잘 생각하셨어요. 세인시 수비대에서 무슨 짓을 하든 어차피 우리 서해시 수비대와 아무런 관련이 없죠.”

...

리버타운, 1호 별장.

2층 서재.

염무현은 책상 위에 미니미 버전의 오행 진법을 선보였다. 금, 목, 수, 화, 토를 대표하는 다섯 가지 재료 사이에 무형의 기운으로 이어져 오색찬란한 빛이 반짝였다.

“와, 너무 신기해요! 사부님, 정말 대단해요.”

연희주는 깜짝 놀란 얼굴로 옆에 서서 탄성을 질렀다.

“별것도 아닌데 놀라기는!”

염무현이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겸손한 게 아니었고, 그녀의 앞에서 폼을 잡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이런 쉬운 진법은 정말 언급할 가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마스터한 기묘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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