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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4 화

오빠가 끌어당기자 원원이는 그 힘에 바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직 어렸던 원원이는 피부가 얇았다. 거친 돌멩이에 부딪힌 그녀는 무릎이 까지고 말았다.

“엉엉……”

아이는 울음을 터트렸다.

원아는 넘어진 원원이를 끌어안더니 등을 툭툭 치며 원원이를 달래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울지 마. 아줌마 집에 가서 맛있는 거 먹자.”

“엉엉……”울고 있던 원원이는 아줌마가 그녀와 오빠를 데리고 집에 간다는 말을 듣더니 바로 울음을 그쳤다. 원원이는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더니 원아의 품에 쏙 안겼다. “응, 원아 아줌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원아는 소리 없는 한숨을 쉬었다.

문훈아도 원아를 따라갔다.

집에 오자 원아는 원원이를 내려놓았다. 그녀는 아이들이 신을 슬리퍼를 꺼냈다.

문훈아와 원원이는 자기의 발보다 몇 배 큰 슬리퍼를 신고 방을 돌아다녔다. 그들은 원룸 정도의 크기인 집을 순식간에 둘러보았다. 문씨 저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그들은 이 집이 좋았다.

“원원아, 여기에 앉아봐.” 원아는 구급상자를 꺼냈다.

원원이도 고분고분하게 자리에 앉았다.

“조금만 참아, 아프면 말해.” 원아는 구급상자에서 약, 면봉, 거즈를 꺼냈다.

아이의 무릎에는 손톱만 한 상처가 나 있었다.

문훈아는 옆에 서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동생의 어깨를 토닥였다. 동생도 꿋꿋하게 아픔을 참아냈다. 원원이는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다. 원원이는 눈살만 찌푸리며 다리에 거즈를 다 감을 때까지 참고 있었다.

“이거 예뻐.”

원원이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무릎을 바라보았다. 반창고와 거즈로 묶은 리본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원아는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11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점심은 먹었어?” 원아가 물었다.

문훈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티비 보고 있어. 점심 만들어 줄게. 뭐 먹고 싶어?”

원아는 티비를 키더니 애니메이션을 찾아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냉장고에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확인했다.

문훈아는 원원이를 바라봤다. “원원이는 치킨 먹고 싶데. 나는 다 상관없어. 난 편식 안 해.”

훈아의 말에 원원이도 대뜸 말했다. “나도 편식 안 해!”

그녀를 키우는 아주 건 쉬웠다. 밥만 배불리 먹으면 됐으니까.

원아의 계획은 애들 배불리 먹이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밥을 하는 데 20분이 걸린다.

그녀는 문소남의 번호를 저장한 적이 없었다. 기억하기 쉬운 11자리 숫자인 건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하지만 번호의 주인이 너무 차가운 사람인 바람에 원아는 그 번호가 기억나지도 않았고 그 번호를 기억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두 아이가 택시 타고 여기에 온 거면 분명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겠지. 아니면 몰래 따라가 무사히 집에 들어가는 모습 보고 돌아와도 된다고 생각했다.

원아는 반찬 세 개와 국 하나를 준비했다. 담백한 건강식이다.

원아는 요리에 자신이 있었다.

두 아이에게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열쇠를 챙기더니 치킨을 사러 밖으로 나갔다.

집 아래에는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있었다. 깔끔하고 위생적인 곳인 것 같았다.

원아는 준비한 음식이 식을까 빠르게 치킨을 사고 집으로 돌아갔다.

원아는 문을 열었다.

그녀는 원원이가 문 여는 소리를 듣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문 앞에서 자기를 기다릴 줄 알았다. 하지만 성숙하고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원아의 눈에 들어왔다.

웃고 있던 그녀의 얼굴이 그대로 얼어버렸다. 깜짝 놀란 그녀는 차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분명 그녀의 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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