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룸 문 앞에 이르러 원아가 문을 열자 차 향기가 실내로 넘쳐 들어왔다.문현만은 두 사람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돌아왔구나. 자, 어서 들어와.”원아는 문현만의 친절한 미소를 보고, 이 노인이 자신을 귀찮게 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소남을 밀고 티룸으로 들어갔다.소남도 자기 할아버지를 바라보고는 탁자 위에 있는 놓인 다구를 바라보았다.“할아버지, 무슨 일로 오셨어요?” 소남이 물었다. 자신의 할아버지인 문현만은 왔을 뿐만 아니라 차까지 가지고 왔다.문현만은 ‘초설’이 세심하게 휠체어의 브레이크
소남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고 자기 할아버지의 조롱에 아주 어이가 없어져서 말투도 불만이 가득했다. “저 아주 괜찮아요. 아주 잘 회복하고 있어요.”“지금 보기에는 아주 좋은데, 초설이 옆에서 계속 돌봐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네가 그 아주 괜찮다는 말을 할 수 있을지 보자.” 문현만은 싱글벙글 웃었다.원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문현만이 오늘 소란을 피우러 온 것이 아니라 그냥 단지 소남을 놀리려고 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르신이 여전히 젊은이처럼 이렇게 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농담도 잘하시니까 참 좋네
원아는 조심스럽게 알약을 소남의 앞에 건네주었다.“대표님, 약 드세요.”알록달록한 알약을 보고 소남은 눈살을 찌푸렸다.“이렇게 많아요?”“다 의사선생님께서 처방해주신 것입니다. 빨리 드세요.”원아가 말했다. 원아는 간호사의 설명을 들으며 약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소남이 의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 특별히 약을 그의 눈앞에서 분리해 놓았다.왜냐하면 그는 모든 일에 대해 의심과 경각심을 가지고 있으니까.원아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소남에게 자신이 그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이다.소남
“먼저 물을 좀 식혀라, 지금 좀 뜨거우니까.”“감사합니다.” 원아는 얼른 찻잔을 받아 공손하게 감사를 드렸다.“초설이는 정말 예의가 바른 아가씨야. 나도 예의가 바른 후배를 제일 좋아해. 초설아, 이 할아버지는 네가 마음에 들어.”문현만은 직접 ‘초설’에 대한 호감을 말했다.문현만이 갑자기 ‘할아버지’라는 단어를 썼고, 게다가 진심을 알려줬으니 원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전에 문현만도 원아에게 잘해줬지만,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 특히 ‘마음에 든다’라는 말.“어르신, 저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너무
원아는 눈썹을 찡그리며 자신의 상처가 이렇게 계속 덧나고 염증이 반복되는 것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상처를 지금까지 잘 관리해 왔는데 아무리 조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렇게 계속 염증이 재발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그녀는 거즈를 완전히 떼어내고 상처에 가루약을 바르려는 순간 오현자의 목소리가 문 앞에서 들려왔다.“교수님, 방에 계세요?”원아는 어쩔 수 없이 옷을 다시 입고 문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고 오현자를 보며 물었다.“이모님, 무슨 일 있어요?”“어르신께서 점심을 드시고 가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교수님이
‘초설’이 여전히 소남의 곁에서 세심하게 정성껏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서야문현만은 조금 더 마음이 놓였다.어쨌든 문현만은 소남과 초설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것이다.소남의 시선은 다시 컴퓨터 화면에 떨어져 말을 하지 않았다.문현만은 지팡이를 짚고 소남의 곁으로 다가가 일부러 지팡이로 휠체어를 두드렸다.“소남아,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너하고 초설이 사이를 한번 잘 생각해봐, 그리고 진짜 좋아하면 빨리 행동하고, 넋 놓고 있다가 초설이처럼 좋은 여자애를 다른 놈들한테 빼앗기지 말고. 알았느냐?”“할아버지, 할아버지
소남은 어두운 표정으로 문현만을 돌아보았다.“할아버지한테 남의 메시지를 몰래 보시는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할아비 좀 보면 어때, 그리고 네가 지금 잘 볼 수 있게 핸드폰을 들고 있으니 나보고 보라는 것이 아니면 뭣 인 거냐?”문현만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주 떳떳하게 소남의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었다.소남은 핸드폰 화면을 눌러 껐다.이런 소남을 본 문현만도 마음이 좀 급해져서 다시 물었다.“그럼 이제는 어떻게 할 작정인 거냐? 그놈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같던데.”소남도 어리석지 않았기에 진현석이
네 사람은 함께 점심을 먹었고, 문현만은 더 이상은 이곳에 머물지 않았고, 장 기사에게 이제는 고택으로 갈 것이라고 말하고 차를 준비시켜 차를 타고 고택으로 돌아갔다.문현만이 떠난 후 원아는 소남의 휠체어를 밀고 시터방으로 돌아가 남아있던 업무를 소남이 다시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번에 그녀는 더 이상 소남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설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그의 마음속에는 일을 빨리 잘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때때로 소남은 마치 감정 없는 로봇처럼 모든 시간을 일에만 몰두했다. 원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