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화

“마음대로 해.”

허태준은 침대에 누워 이불을 턱 끝까지 올린 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

허태준이 링거를 다 맞았을 때는 이미 밤이 깊어진 상태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운전은 여형민이 맡았고 허태준은 뒷좌석에 앉아있었다.

조금 전 있었던 일 때문에 심유진은 조심스럽게 조수석을 선택했다.

허태준은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형민은 심유진에게 저녁 식사를 초대했다.

“아주머니께서 이미 식사 준비를 마쳤어요.”

심유진은 길게 하품하며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싶어요.”

그녀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다.

“그래요.”

여형민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먼저 차에서 내렸고 여형민과 허태준은 여전히 차 안에 머물러 있었다.

“어느 지인 만났어?”

여형민이 고개를 돌려 허태준에게 물었다. 그의 표정에는 엄숙함 속에 긴장감이 뒤섞여 있었다.

“그 사람들?”

허태준은 공공장소가 아닌 곳에서 지인과 대화를 나눈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가 직접 병실에서 나오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들밖에 없었다.

하지만 허태준은 예상 밖인 대답을 꺼냈다.

“아니.”

“그럼 누군데?”

여형민은 의아했다.

“그럼 지인을 만났다는 게 심유진 씨를 속이기 위한 거였어?”

아무래도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았다.

허태준은 옷을 꽉 여민 뒤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들어가서 밥 먹어, 나 배고파.”

그는 아예 대답을 회피했다.

**

심유진은 꽤 긴 시간 동안 잠을 잤다.

아침 알람 소리가 울려서야 그녀는 꿈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이는 그녀가 정직을 당하고 나서 첫 출근날이자 스캔들이 터진 뒤 처음 동료들과 만나는 날이다.

호텔로 가는 길에 그녀는 마음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그녀의 예상과 반대로--

아무도 그녀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다들 그녀를 동정하며 조 씨 가문을 나무라는 동시에 그녀를 위로했다.

“심 매니저,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그동안 수고했어요!”

“저희도 심 매니저가 그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