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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그들 둘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투닥거리는 것뿐이었지만 심유진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여형민도 다른 손님들처럼 일회용을 사용하는데 그녀가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스테이크를 썰다가 예리한 칼날이 접시와 부딪히면서 귀청을 찢는듯한 소리를 내게 되었다.

허태준과 여형민은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심유진은 순간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혹시 허 대표가 구운 스테이크 맛이 별로예요?”

여형민이 잔뜩 신난 말투로 물었다.

“아니에요!”

그녀는 허태준을 힐끗 쳐다보더니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스테이크 맛있어요.”

허태준의 요리 솜씨는 예상 밖으로 훌륭했다. 스테이크가 익은 정도는 아주 적당했다. 사용한 것도 직접 제작한 후추소스였지만 맛이 딱 좋았고 레스토랑 스테이크 못지않았다.

허태준은 단번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슬리퍼는 지나가다가 예뻐 보여서 그냥 산 거야. 내 집에 들어오는 여자가 없으니까 그냥 너한테 신으라고 준 거야. 일회용품 사용하고 싶으면 사용해도 돼. 스테이크 썰기 어려울까 봐 실버로 준 거야.”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심유진, 설마 내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한 거야?”

속마음이 들킨 바람에 심유진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의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투에 심유진은 더더욱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진짜 좋아하게 될 리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허태준이 계속 박차를 가했다.

“너도 그러지 않길 바래.”

심유진은 손에 든 포크와 나이프를 확 움켜잡더니 이를 꽉 깨물며 대답했다.

“네.”

하지만 허태준은 그녀의 대답에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심유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스테이크를 먹는 데만 집중했다.

그녀는 빨리 식사를 마치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어색한 분위기에 여형민은 게 다리를 뜯는 속도를 늦추었다.

“크큼.”

그는 목을 풀며 강제적으로 대화 주제를 돌렸다.

“오늘 북성구 파출소에 한 번 들렸어.”

심유진은 힘겹게 고기를 삼킨 뒤 물었다.

“가서 뭐 했는데요?”

“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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