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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저거 심연희잖아!”

심유진은 손을 덜덜 떨며 오늘이 무슨 날인지 확인했다.

“10월 23일……”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은 심연희의 생일이었다.

심유진은 손을 덜덜 떨면서 핸드백을 꽉 쥐었다.

심연희를 본 그녀는 마치 어릴적에 끔찍한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그녀가 집을 떠나기 전 10월 23일은 그녀가 가장 싫어하던 날 중 하나였다.

이날이 되면 밖에서는 생일 파티를 하느라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왁자지껄했지만, 그녀는 방에 혼자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늘 자신이 이 집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며 살았다.

아득했던 옛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솟아오르니 그녀는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아아-”

사회자가 내미는 마이크를 받은 정재하가 목소리를 가다듬었고, 그 소리에 무대 아래는 조용해졌다.

분위기가 바뀌자 정신을 차린 심유진은 허리를 굽히고 일어나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두 걸음을 떼기도 전에 그녀는 누군가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딪히고 말았다.

은은하고 익숙한 향수, 분홍색 장미의 상큼한 향기가 그녀의 콧속을 파고들었다.

몸이 굳어버린 심유진은 깜짝 놀라 몸을 조금씩 곧게 폈다.

“어디 가는 거야?”

어둠 속에서도 허태준의 검은 눈동자는 눈부시게 빛났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들릴까 그녀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심유진은 그의 등장에 왠지 모를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어 갑자기 그를 와락 안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충동을 이긴 심유진은 고개를 쳐들고 억지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아, 일이 좀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해서요.”

“아직 파티 시작 전인데? 좀 즐기다가 가지?”

그는 심유진이 왜 이러는지 사실 알고 있었다.

그는 억지로 그녀의 손을 잡아 끌더니 심유진은 원래 자리에 앉혔다.

“여기가 내 자리인가?”

“아, 네……”

“저기 봐. 이제 케이크 자른다.”

허태준의 입술이 그녀의 귓가에 닿자, 그녀는 순식간에 온몸이 달아올랐다.

그 순간 심연희의 존재, 그녀의 생일,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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