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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심유진의 질문에 심연희는 입을 삐죽이더니 대답했다.

“재하 오빠는 유학 때 만났어. 대학교에 소규모 클럽이 있었는데, 그 중에 나랑 재하 오빠 그리고 어떤 언니만 한국인이었거든 그래서 급속도로 친해졌지. 우리는 늘 함께 놀았고, 당시에는 호감만 있었지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어. 시간이 흘러 둘 다 졸업했고, 우연히 어느 술자리에서 오빠를 만나게 된 거야. 그때 운명이라고 느끼고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교제를 시작했어.”

심연희는 준비된 문장을 읽든 아무 감정없이 후루룩 정재하와의 이야기를 뱉어 냈다.

‘뭐야 무표정으로 연예사를 읊다니? 설마 심연희는 정재하를 좋아하지 않는 건가?’

말을 마친 심연희는 심유진을 뚫어져라 보았다.

“언니, 이제 언니 차례 아냐?”

심유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연회장에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도 꽤 컸을 뿐 아니라, 테이블도 넓었기에 허태준은 그녀와 심연희가 대화하는 내용을 듣지 못할 것이다.

심유진은 열심히 식사를 하는 허태준을 보며 “아무 말이나 해도 되겠다” 하고 안심했다.

“태준 씨가 우리 호텔을 시찰하러 왔을 때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옆에서 호텔 소개를 했어. 당시에 나도 결혼 생활 마치고 솔로였고…… 힘든 와중에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태준 씨의 모습이 얼마나 멋있던지…… 그래서 내가 막 들이댔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마음으로 대시를 했지. 그도 내 진심을 알아봤는지 만나보자고 하더라고.”

심유진은 꾸며낸 이야기라도 허태준의 체면을 살려주고 싶었다.

“그래?”

심연희는 그녀의 말이 믿기지 않는 듯 다시 허태준 쪽을 한번 흘겨보았다.

“허 대표님 그렇게 안 봤는데, 꽤 쉬운 사람이네?”

심연희에 말에 심유진은 위기감을 느꼈다.

“쉬운 사람 아니야. 얼마나 힘들었는데, 내가 얼마나 열심히 대시를 했는지 알면 아마 너도 놀랄 걸?”

심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웃음을 지었다.

“아무튼 언니는 참 운이 좋네~”

**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이 얼추 밥을 다 먹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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