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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심유진과 허태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본 심연희는 심유진의 팔을 껴안고 초롱초롱한 큰 눈을 깜박이며 기대에 찬 얼굴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언니~ 오늘밤 같이 있어줘~ 나 이 호텔에서 묵을 게~”

심유진의 모든 감각이 허태준이 감고 있는 손에 집중되어 있어서 심연희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재하는 심유진에게 심연희의 제안을 거절하라는 눈짓을 계속해서 줬다.

그의 눈짓을 읽은 심유진은 조용히 팔을 뺐다.

“아냐, 모처럼 대구에 왔는데 남자친구랑 보내야지.”

“아 왜~ 오늘 내 생일이니까 내 소원 들어준다고 생각하고 들어주면 안 돼?”

그녀는 볼에 바람을 넣고 두 눈을 부라리며 토라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심유진은 그녀의 뻔한 수법에 넘어가지 않았다.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아.”

심유진이 아무런 동요가 없자 심연희는 또 눈물을 글썽이며 심유진의 팔을 붙잡고 흔들었다.

“아 언니 제발~ 한 번만!”

심연희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리려고 하자 정재하가 태도를 바꾸었다.

“유진 씨, 연희가 이렇게 부탁하는데 한번만 들어줘요. 시간 잠깐 낼 수 있잖아요? 연희랑 시간 좀 보내줘요~”

“누구 마음대로?”

허태준의 언짢은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심연희 씨, 미안하지만 지금부터 심유진 씨는 나와 시간을 보낼 겁니다.”

허태준이 심유진의 허리를 힘주어 감쌌다.

심연희는 허태준과 심유진을 쳐다보면서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 그래요. 어쩔 수 없죠.”

심유진은 그녀의 손에서 팔을 빼 정재하에게 팔짱을 꼈다.

심연희는 떠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안녕, 언니~” 라고 마지못해 말했다.

**

연회장 밖의 공기가 안과 다르게 선선했다.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 둘러 쌓였다가 해방이 되어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고마워요.”

심유진은 고개를 쳐들고 허태준에게 말했다.

“고맙긴?”

“나 민망하지 않게 해준 것도, 그리고 이렇게 나올 수 있게 도와준 것도……”

“이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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