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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정재하는 두사람의 대화를 듣고 낌새를 챘다.

“연희야, 혹시 유진 씨가 네 언니라는 거야? 그럼 둘이 자매사이라는 거야? 어? 이렇게 보니 분위기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정재하가 떠들든 말든 심유진과 심연희는 그를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연희야, 이리와. 유진 씨 편하게 해드려야지. 그렇게 안고 있으면 네 옷도 망가지고 유진 씨도 난처해하시는 거 안 보여? 이리 와서 밥 먹자.”

정재하는 심연희를 심유진에게서 떼어내려고 했지만 심연희는 꼼짝하지 않았다.

“나 그럼 언니랑 같이 앉을래!”

그녀는 심유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그럴 필요……”

심유진이 말을 하기도 전에 심연희가 허태준에게 다가가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다.

“허 대표님 자리 좀 양보해 주세요~”

심유진은 허태준을 보며 제발 도와달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허태준은 웃으며 심연희와 자리를 바꿔주었다.

심유진은 한숨을 내쉬며 심연희와 허태준이 자리를 바꾸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내심 정재하가 나서서 심연희를 데리고 가주길 바랬다. 하지만 정재하는 눈치를 어디에 뒀는지 그저 허태준 옆에 앉는다는 생각에 들떠서 심연희는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아…… 오늘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

심연희는 파티 내내 심유진 옆에 앉아 자신의 지난 얘기를 떠들었다. 심유진은 그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몇 년 묵은 얘기까지 토해냈다.

심유진은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을 이 지옥 속에서 꺼내 줄 사람을 찾았지만, 아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근데 언니 방금 허 대표님이 언니보고 여자친구라고 한 거 말이야. 그거 사실이야?”

심유진은 심연희의 물음에 무의식적으로 맞은편에 있는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우아하게 시선을 아래로 두고는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고, 그 옆에는 심연희 못지않게 재잘거리는 정재하가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심연희와 정재하가 같이 지내면 오디오 끊길 일은 없겠네.’

멍하니 정재하를 보고 있던 심유진은 심연희가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정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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