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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그는 여자친구 네 글자를 끝 음 처리까지 하며 강조했다.

그의 놀림에 심유진은 곧바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왕 아주머니께서 오해하신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오해는 아니죠? 허 대표 여자친구 맞잖아요?”

여형민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심유진이 반박하려고 할 때 그가 또다시 말을 이었다.

“두 사람 계약 그냥 체결한 거 아니잖아요.”

...아.

심유진은 얌전하게 입을 닫았다.

여형민은 테이블을 툭툭 쳤다. 그가 들어온 뒤로 허태준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스테이크 곧 탈 것 같은데?”

허태준은 경고 어린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네 몫은 없어.”

“마침 나도 스테이크 별로 안 좋아하거든.”

여형민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대답하고는 시선을 부글부글 끓고 있는 냄비로 돌렸다.

“랍스타랑 게만 있으면 돼.”

심유진이 보는 앞에서 허태준은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었다. 그는 잠시 화를 죽인 뒤 버터를 냄비에 발랐다.

“에잇!”

여형민은 여전히 진정하지 못했다.

“화장실 가야되니까 슬리퍼 좀 빌려줘.”

허태준은 단번에 칼같이 거절했다.

“싫어.”

“왜 이렇게 속 좁게 구는 거야?”

여형민은 그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투덜거렸다.

“우리가 친구로 지낸 지 몇 년인데 이사해도 슬리퍼 하나 준비해 주지 않았잖아. 두 사람만 슬리퍼 신고 있고 나는 맨발 바람이야, 그러고도 네가 친구야?”

허태준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심유진은 마음이 복잡했다.

“여 변호사님, 제 슬리퍼 신으세요!”

“안돼!”

“아니에요!”

허태준과 여형민은 동시에 소리치더니 일제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불꽃 튕기는 신경전 끝에 여형민이 먼저 시선을 돌렸다.

“신이 너무 작아요. 게다가 핑크색이라 나한테 어울리지도 않아요.”

여형민이 심유진에게 말했다.

“화장실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심유진은 이미 슬리퍼를 벗어 던지고 말했다.

“화장실 바닥에 물기가 있어서 양말이 젖으면 안 되잖아요.”

그녀의 진지한 말투에 여형민은 민망함이 앞섰다.

“장난이에요. 신발장 안에 일회용 슬리퍼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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