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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심유진은 장발의 여자 PD의 끊임없는 공격적인 발언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도 자신이 조건웅과 조건웅의 가족에게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저는 더 듣고싶지도, 대답해드릴 말도 없습니다.”

“심유진 씨! 조금이라도 상황 설명을 해주시죠!”

장발의 여자PD의 계속되는 질문에 심유진은 사무실 문을 거세게 닫았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두 신입은 사무실에서 나오는 심유진을 보고 방정을 떨며 다가왔다.

“심 매니저님! 방송국에서 찾아왔다는데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 거예요? 혹시! 소개팅 프로그램?”

“아니. 그런 거 아냐.”

“왜요~ 말 좀 해주세요! 심 매니저님 방송 출연 하시는 거예요?”

“난 그런거 관심 없어서 안 나간다고 했어.”

심유진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왜요! 심 매니저님은 예뻐서 방송만 타면 엄청 유명해질텐데! 그럼 저도 어디가서 심 매니저님하고 아는 사이라고 하고 다닐 수 있잖아요!”

심유진은 철없는 두 신입을 보고 실소를 터뜨렸다.

“그래 다음에 좋은 기회가 생기면 꼭 나가볼게. 그때 마음껏 아는 척하고 다녀~”

**

그후에도 계속해서 방송국 PD들이 심유진을 섭외하기 위해 전화가 왔다.

심유진은 어떤 방송국에 어떤 프로그램이든 예외없이 거절했다.

‘지겨운 방송국 놈들…… 밤낮 할 것 없이 계속해서 전화질이야!’

심유진은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전화에 시달렸고, 참다 못한 그녀는 핸드폰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다시 한 번만 더 전화하거나 직장에 찾아오면 경찰에 신고할거니까 알아서하세요!

“……”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게 먹혔는지 방송국 사람들에게서 오던 전화가 한동안 잠잠해졌다.

**

토요일 이른 아침, 심유진은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 알림에 잠에서 깼다.

그녀는 수백통에 달하는 카톡과 전화에 깜짝 놀라 자세를 고쳐앉았다.

“이게 뭐람?”

개인 톡뿐 아니라 로열 호텔 직원 단톡방에도 그녀를 찾는 사람이 열댓명이 넘었다.

심유진은 정신을 차리고 톡방 맨 위부터 천천히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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