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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육윤엽은 기어이 저녁 밥을 먹고 가라면 심유진과 별이를 붙잡았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담소도 좀 나누다가 두 사람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그만 가려고 했다.

차에 오르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뒷좌석에 앉아 있는 별이에게 졸음이 밀려왔다. 배불리 먹고 신나게 놀아서 인지 피곤했던 별이는 끝끝내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푹 잤다.

집에 도착한 심유진은 아래 층에서 허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별이 잠 들었어요. 안고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러자 허태준은 두말하지 않고 바로 내려와 별이를 들어 안고 집으로 향했다.

인제 제법 무거운 별이임에도 그는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남녀 사이에 꽤 차이가 난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고 나니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두르게 했다.

“외할아버지 집에 있는 동안 우리 별이 엄청 잘 먹었어요. 살도 제법 찐 것 같고. 한 번 들어 안고 나면 아주 진이 다 빠질 정도예요. 태준 씨 아니었으면 저 혼자서 안고 올라가지 못했을 거예요.”

떡 벌어진 어깨와 넓은 품속으로 쏙 안긴 별이는 무척이나 편안해 보인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심유진의 칭찬에 허태준은 입가에 미소가 일었다.

“앞으로 힘쓸 일은 나한테 맡겨요.”

“그렇게 할게요.”

심유진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심유진은 말머리를 돌리며 물었다.

“은설이는 자요?”

“잘 모르겠는데요. 저녁 먹고 자기 방으로 돌아간 뒤로 나오지 않았어요.”

“컨디션은 어때 보였어요? 괜찮아 보이던가요?”

“적어도 어제 보다는 좋아 보이던데.”

“도우미는요? 왔었나요? 사람이 어때 보였어요?”

“왔었어요. 사람이 어떠한지는 은설 씨한테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랑은 별다른 소통하지 않았거든요.”

“네.”

연달아 질문을 날리던 심유진은 답을 듣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엘리베이터 안은 조용해졌고 허태준은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한참을 기다렸으나 여전히 고요하기만 했다.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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