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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허태준의 심장은 튀어나올 듯이 뛰었다.

그는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 몸을 숙여 심유진을 껴안았다.

“유진 씨.”

허태준을 얼굴을 심유진 어깨에 파묻고 잠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곧이곧대로 속마음을 드러내면 그녀가 되려 겁을 먹고 도망칠까 봐 두려웠다.

결국 허태준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녀를 위협했다.

“이제 저한테서 평생 도망칠 수 없어요.”

애초에 심유진은 도망갈 생각 따위 없었다.

심유진은 허태준을 더 꼭 끌어안았다. 그녀가 막 입을 떼려 할 때 문득 옆에 통창이 눈에 들어왔다.

투명 창문 너머로 허 아주버님, 허 아주머님과 별이 세 명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그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유진은 화들짝 놀라서 급히 허태준을 밀어냈다.

그를 밀어낼 때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그의 팔을 건드렸다.

“아!”

갑작스러운 통증에 허태준은 이를 깨물었다.

심유진이 훔쳐보는 세 사람을 꾸짖을 새도 없이 다급하게 허태준을 부축했다.

“왜 그래요?”

심유진은 그의 팔을 이리저리 스캔하며 물었다.

허태준은 심유진을 옆으로 조금 끌어당겨 집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튼튼한 벽이 마침 세 사람의 시선을 막았다.

그는 잔뜩 불쌍한 표정으로 왼팔을 들어 올렸다.

“오늘 아침, 집에 돌아왔을 때 마침 또 소란 피우러 온 둘째 아주머니와 마주쳤어요. 그녀를 막으려다가 아주머니가 손에 든 칼에 베였어요.”

“어디 다친 거예요?”

심유진은 그의 왼손을 잡고 심장박동이 빨라져 말 속도도 따라 빨라졌다.

“심각해요? 상처는 다 치료했어요? 아직도 아파요?”

연회색 긴팔 맨투맨이 허태준 팔뚝의 상처를 덮었다. 허태준은 우물쭈물하면서 손으로 대략적인 위치를 가리켰다.

“심각하지는 않아요. 둘째 아주머니는 이미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이 상처가 헛되지 않게 만들 거예요.”

“우리 이만 들어가요.”

심유진은 산책할 기분이 아니었다.

“상처가 덧나지는 않았는지 한번 봐야겠어요.”

허태준이 하도 심각한 일도 가볍게 말하는 타입이라 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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