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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소문이 사람을 죽인다

통화를 끝낸 성연은 망설임 없이 종료 버튼을 꾹, 눌렀다.

송종철과 임수정이 미친 개처럼 짖어대는 말에 또다시 상처받지 않게.

컵을 테이블 위에 놓은 성연이 소파에 웅크린 채 넋을 빼고 있었다.

성연을 조사 했었던 무진은 각자 재혼을 한 그녀 부모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최악일 줄은 몰랐다.

“너네 가족들, 설마 계속 이런 식으로 너와 대화한 거야?”

무진이 성연에게 물었다.

성연이 입술 끝에 힘을 주었다. 집안의 추태는 밖으로 드러내는 법이 아니다. 이처럼 창피한 일을 그녀 역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강무진이 다 들어 버렸다. 아마 앞으로 이런 장면을 볼 기회는 더 많을 것이다. 머리 속에서 계산이 끝난 성연이 솔직하게 말했다.

“아뇨. 저들은 아예 나와는 대화라는 걸 하지 않아요.”

먼 곳을 바라보던 동공에 점차 초점이 사라지며, 성연은 오래전의 추억에 빠졌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유일하게 나에게 관심 가져 주신 분이었어요. 제 부모라는 사람들은 그저 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만 생각 했지만요…….”

송종철이 자신을 시골에서 데려온 목적을 생각하자 참지 못한 성연이 물었다.

“송종철이 나를 강씨 집안에 보낼 때, 엄청 많은 예물을 요구했겠죠?”

강무진을 강씨 집안의 미치광이로 알고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딸을 시집보내려 하지 않았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강무진이었기에 이런 방법을 쓴 것이고.

하지만 성연이 볼 때, 강무진은 아주 정상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두 사람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고.

강씨 집안의 입장에서는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아니, 꽤 좋았다.

무진이 고개를 끄덕여 인정했다.

“음, 확실히.”

그까짓 돈, 강씨 집안으로서는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아직 안 줬죠?”

성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직은.”

그녀가 묻는 질문마다 무진이 사실대로 대답해 주었다.

반색을 한 성연이 흥분해서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그 돈 나한테 줘요. 송종철의 행위는 딸을 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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