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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한 마디로 양심도 없는 것들이야

늦은 오후 하교 시간.

학교 정문 앞에는 고급 승용차들이 줄을 지어 세워져 있었다. 모두 열 대도 넘어 보이는 차들은 모두 장미꽃으로 장식으로 되어 있었다. 또 페일 블루 빛의 테이프로 차체를 휘두르고 있는 게 무척이나 몽환적인 느낌을 주었다.

성연의 손을 잡고 교실을 나서는 주연정은 주변 학생들의 시선 따위는 일절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성연이 생각하기에, 이 일은 자신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데다 주연정까지 연루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성연이 주연정에게 말했다.

“연정아, 너 먼저 가. 나는 뒤에 갈게.”

성연의 말에 바로 눈썹을 치켜 세운 주연정은 일부러 사나운 기세로 말했다.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넌 도대체 나를 친구로 생각하기는 하는 거니?”

“너도 알다시피 지금 내 상황이 이렇잖아. 그러니 나한테서 떨어져 있는 게 좋아.”

여러 사람의 공허한 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건 성연이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신과 관계된 일이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뭐라고 하든 그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주연정은 다르다. 그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 아닌가.

여론이 조금이라도 주연정을 향하는 것은 절대 바라지 않았다.

“너는 어때? 나는 네가 아주 좋다고 생각해. 성연아, 걱정 마. 내가 너랑 같이 있을 게. 저 사람들이야 자기 입만 믿고 말도 안되는 헛소리들만 하고 있는 거지. 저런 사람들은 보기에도 정말 역겨워.”

주연정은 성연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성연을 비난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짜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특히나 그 중에는 성연의 도움을 받은 아이들도 있어서 주연정은 더 반감을 느꼈다.

성연은 아무리 봐도 잘못한 게 없었다. 성연이 자기 복습하는 시간에 반 아이들을 위해 요점 정리까지 해 주었건만.

하지만 얘네들은 조그마한 일만 생겨도 금세 두 눈을 치켜 세운 채 난리를 떤다.

정말 한 마디로 양심도 없는 것들이다.

정말 모르겠다. 성연에게 도움을 청하던 애들이 눈 깜짝할 새에 이젠 비난하고 있으니 도대체 어떤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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