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성남고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후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성연이 썼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더군다나 두 사람의 사랑은 그야말로 낭만의 끝판왕이라는 반응이다.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은 사랑에 부러워했다.그 발표문이 사실은 성연이 교장실에서 쓴 것인 줄은 아무도 몰랐다.교장은 자신이 제대로 정도를 못 지켜 가까스로 반전된 형세를 또 다시 망칠까 봐 걱정했다.그래서 교장실에서 한참을 주저했다. 교장이 오랜 시간 고민만 하면서 붓을 대지 못하고 있자 옆에 있던 성연이더 이상 지켜보지 못하고 교장이 쓴 글을 수정해 주었다.성연이 수정한 글을 본 교장은 퍽 만족스럽게 생각하더니 바로 발표해 버렸다.발표의 효과도 의외로 좋았다.옆에서 지켜보던 무진은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성연은 정말 못하는 게 없었다. 못하는 걸 못하는 것 같았다.때때로 무진은 진짜 성연에게 감탄했다. 어떻게 그런 많은 재주를 가졌는지.이 일을 마무리한 후 무진과 성연은 손을 맞잡은 채 학교를 걸어 나갔다.지금 학생들은 모두 수업 중이라 보는 사람이 없었다. 성연과 무진이 손을 잡아도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터였다.성연도 거부하지 않고 무진이 잡아 끄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성연이 승낙했다는 것은 무진의 애정을 받아들였다는 걸 의미한다.성연 역시 무진과 함께 할 마음의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였다.단지 시간문제일 뿐.오늘의 고백은 성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예전에 무진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이제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 통한 이상, 구태여 내외할 필요가 있겠는가?“오늘 좋았어?” 무진은 성연의 대처 능력을 알게 되었다.자신이 고백하던 순간 성연은 무척 태연자약한 모습이었다.도리어 자신은 성연만도 못하게 덜 떨어진 애송이처럼 굴었다. “아주 행복했어요. 설마 무진 씨는 안 행복해요?” 성연은 무척이나 편안한 기분이다.일도 잘 처리되었을 뿐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도 받았다.그러니 행복하지 않
모두 조용히 가라앉은 듯했지만, 그 이후의 일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었다.다들 좋은 말을 했지만 뒤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대부분의 여학생들이 성연을 부러워했지만, 부러움의 단계가 올라가면 질투가 된다.무슨 근거로 약혼까지 한 송성연이 다양한 칭찬까지 받는가.그러나 자신들은 이른 연애라고 야단을 들어야 하고,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자퇴를 권유 받아야 한단 말인가.사람과 사람 사이, 참 불공평하다.게다가 성연의 약혼자는 잘생긴 걸로 금메달감인데다 북성에서 내노라 집안의 후계자였다.이 정도 밖에 안되는 송성연이 어떻게 그런 남자를 얻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누군가 뒤에 숨어서 성연을 향해 온갖 비방의 말들을 쏟아냈다.[이번에 이렇게 빨리 잠재울 수 있었던 것도 강씨 집안 때문이 아닌가?][명문대생이라니? 강씨 집안이 도와준 위증이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학교에서 어떻게 송성연을 거들고 나서지?][맞아, 강씨 집안이 북성남고 최대 후원자라고 들었어. 압력을 못 이긴 교장이 송성연의 사정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거겠지.]화장실에 가는데 여학생이 몇 명이 옆에서 군시렁댔다.주연정과 성연은 입구로 걸어 들어가면서 마침 저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주연정이 주먹을 쥔 채 돌진하려다 성연에게 걸렸다.주연정은 의문의 눈빛으로 성연을 바라보았다.“송성연, 왜 그래? 나를 막지 마. 저 주둥이 함부로 놀리는 것들에게 교훈을 좀 줘야 한다고. 정말 화가 나 미치겠네.”성연의 뛰어난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성연을 편들어 말할 수 있겠는가?결과? 얻지 못하자 저런 몰상식한 사람들끼리 모여 유언비어를 퍼뜨리니 주연정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성연은 저런 아이들과 똑 같이 되고 싶지 않았다.이 아이들은 그저 질투가 나서 그런 것일 뿐 별 할 말이 없다.자신만큼 실력을 쌓아야 자신이 한 일들을 할 자격이 있을 터.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그저 말로만 공격할 뿐이다.자신이 해야 할
성연은 주연정에게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교실로 돌아가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보면 확실히 학교에 머물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성연은 무진을 찾아가 의논했다.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무진이 성연의 손을 잡아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만지작거렸다.성연의 손가락은 희고 가는데다 마치 뼈가 없는 듯 부드러웠다. 그래서 손에 쥐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성연은 무진의 이런 친밀한 스킨십에 이미 길들여진 지라 손을 빼지 않았다.성연이 무진을 보며 말했다.“나 잠시 학교에 안 가려고요. 하지만 휴학이나 자퇴할 생각은 없어요. 적당한 시기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선포할 거예요.”북성남고에서의 생활은 이미 충분히 체험한 셈이다.계속 다녀 본들 자신에게 귀찮음만 더 안겨줄 뿐이다.성연이 가장 싫어하는 게 귀찮은 거다.이런 상황을 끊기 위해 성연은 집에 있기로 결정했다.적어도 집에 머무르면 몸과 마음이 좀 편해질 테니까.성연은 자학증도 없고 또 매일 욕먹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다.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어떻게 결정하든 난 너를 지지해.”어차피 성연의 실력으로 이미 대학에도 입학한 마당에 그런 시험을 다시 겪을 필요가 없다.그리고 지금은 한창 풍랑 가운데 휩싸인 상황. 성연이 학교에 가 본들 아이들 입 방아에 오르내릴 뿐이다.무진은 성연이 비난을 받는 게 안타까워 죽을 지경이다.성연이 무진의 손을 깍지 꼈다.“무진 씨는 왜 모든 결정을 나한테 맡겨요? 내가 너무 버릇없어질까 걱정 안돼요?”성연의 생각에 무진은 이미 자신을 거의 무법천지 수준으로 방임하고 있는 듯했다.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무진이 자신을 대신해서 책임진다.비록 자신은 무진을 찾아 의논한 적이 없었음에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무진이 옆에 있었다.매번 의연하게 자신 앞에 나서 주었다.“얼마나 너를 아끼는지 넌 모르지? 나는 네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에게 의지하지 않는 게 불만이야. 넌 절대
당연히 이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을 성연은 그냥 둘 생각이 없었다.서한기에게 조사하라고 시켜 놓았더니, 잠잠해지기 시작한 그 다음날에 서한기가 알아냈다.서한기에게서 여시화의 위치를 전달받은 성연이 직접 여시화를 찾아갔다.이때 여시화는 진우진과 식사하고 있던 중이었다.여시화의 행동에 진우진은 혐오감을 느꼈다.여시화가 자신의 마음을 밝힌 이후로 정말 귀찮았다.진우진이 자신의 마음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여시화는 여전히 쫓아다녔다.이런 여시화의 행동에 진우진은 반감만 느꼈고, 그녀에 대해 나쁜 감정만 가지게 했다.이번에는 여시화가 집으로 찾아오는 바람에, 진우진은 어머니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나왔다.어릴 때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은 덕에 진우진은 상대방의 체면을 깍는 말을 하지도 못했다.다만 이 식사가 빨리 끝나기만 바랄 뿐이다.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있게.설사 송성연에 대한 환상이 자신의 마음에서 다소 깨졌다 하더라도 필경 인생에서 처음으로 마음이 설렜던 여자 아이였다.그래서 진우진의 마음에서 송성연이 차지하는 위치는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자신과 여시화는 더 불가능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여시화는 자신의 여동생같이 느껴질 뿐이다.나중에 여시화가 했던 그 일들로 인해 그에게 남아있던 마지막 한 자락 정분까지 모두 달아난 상태다.오늘 같이 밥을 먹으러 나온 건 순전히 진우진 자신의 어머니의 체면을 봐서였다.그러나 진우진과 함께 밥 먹으러 나왔다는 사실에 여시화가 마음속으로 얼마나 기뻐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특별히 자신의 비장의 스커트를 꺼내 입고 예쁘게 화장을 했다. 일거수일투족, 심지어 말을 하는 것조차 진우진의 혐오감을 불러일으킬까 유난히 조심했다.진우진은 내키지 않았지만 억지로 함께 먹었다.성연은 두 사람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확인하고 바로 다가갔다.성연을 보는 순간 여시화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성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포갠 채 여시화를 향해 말했다.“왜 내가
진우진은 여시화가 그런 일을 저질렀을 줄은 전혀 몰랐다.진우진 눈에는 여시화는 좀 이율배반적이게도 늘 반감을 일으키는 행동을 한다.여시화는 기껏해야 약간의 소란을 피웠을 뿐이라는 건 그도 알았다. 하지만 성연의 일을 폭로했을 때 만약 성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 그의 일생에 영향을 줄수 있다고 느꼈다.이런 나쁜 일을 어떻게 여시화가 할 수 있지?그는 이런 일을 벌이는 여시화가 뼛속까지 착하다고만 생각했다.그런데 사람들 뒤에서 몰래 이런 짓을 하다니.진우진이 직접 여시화에게 물었다.“이 일, 네가 한 거 맞아?”진우진의 차가운 얼굴을 본 여시화는 진우진이 이렇게 화가 났는데 어떻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겠나 싶었다.그래서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야. 송성연이 고의로 나를 모함하는 거야.”여시화는 말을 하는 도중에 앞으로 나가 필사적으로 진우진의 손을 잡았다.“우진아, 너는 반드시 나를 믿어야 해. 절대 내가 한 게 아니다.”진우진은 잠시 성연을 쳐다보았다. 침착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여시화를 쳐다보았다. 마치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누가 옳고 그른지 아주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여시화는 이번 일을 벌일 때 어떤 결과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런 원한관계도 없는 사이인데도 여시화는 자신 때문에 송성연을 겨냥하고 이런 짓을 한 것이다.그러나 송성연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진우진은 능시우의 손을 뿌리치쳤다. 질끈 눈을 감았다 뜬 진우진이 여시화를 노려보며 또박또박 물었다.“여시화, 다시 한 번 묻겠다. 이 일은 네가 한 거 맞아.”자신이 이렇게 묻는 것은 여시화에게 한 차례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길을 잃은 여시화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그러나 여시화의 머릿속에는 ‘절대 인정할 수도 없어, 인정할 수 없어’라는 몇 마디로 가득 차 있었다.인정하면 진우진이 자신을 더 싫어하게 될 테니까.그래서 여시화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우진아, 나를 믿어 줘. 나는 정말 아니야,
여시화의 일을 처리한 후에 성연은 북성남고의 교장실로 교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교장에게 당분간 학교에 나오지 않겠다는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성연의 말을 다 들은 후에 교장도 동의했다.“송성연 학생, 학교는 네 의견을 존중하겠다.”지금 성연이 학교에 나오든 나오지 않든 잠깐 지나가는 과정일 뿐.어차피 송성연은 시험을 칠 필요도 없이 바로 대학 입학 자격을 얻었으니 말이다. 학교에 나온다 해도 그저 시간만 때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그리고 이번 사태로 인해 학교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일은 잘 수습되었지만, 성연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는 기사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교장 스스로 생각해 봐도 송성연은 지금 집에서 잠시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그러나 자퇴의 또 다른 형태로 학교에서 강제휴학을 권한다고 생각할까 싶어 송성연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던 차였다.교장의 동의에 만족한 성연이 교장에게 다른 소식 하나도 알려 주었다.“교장 선생님, 두 달 후에 저는 대학에 들어갈 거예요. 학교 쪽 수속 절차 중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저에게 알려 주세요.”“그렇군 그래, 잘 됐다.”교장은 연신 잘 됐다고 말하며 함께 기뻐해 주었다.사실 강무진 대표의 약혼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송성연은 너무 눈에 띄는 존재였다. 많은 언론기자들이 매일같이 학교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것도 무척이나 피곤한 일이다.학생들의 등하교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이런 언론인들은 수시로 자신의 펜대를 총 대신 사용하니 함부로 쫓아낼 수도 없었다.그저 저들이 마구잡이로 기사를 내보내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일만 더 커질 뿐이다.그래서 송성연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게 좋다.송성연이 학교에 없으면 저 사람들도 서서히 발길을 끊을 것이다.강씨 집안에 대한 뜬 구름 잡는 식의 근거 없는 소문들이 밖에서 들려왔다.강무진의 약혼녀라는 신분 상 송성연이 강씨 집안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다.강씨 집안에 관한
이제 학교에 나가지 않게 된 성연은 하루 종일 엠파이어 하우스에서 뒹굴며 지냈다.책도 읽고 화초도 돌보는 시간들이 아주 여유롭고 기꺼웠다.이렇게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는 생활을 한 지도 너무 오래 된 성연이다.하루 종일 아무 근심걱정이 없었다. 또 누군가 방해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무진의 회사 상황에 대해서는 수시로 수하들에게서 보고를 받았다.집에 있는 동안에도 밖에서 돌아가는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성연이 학교를 나가자 학생들도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결국 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한 책무는 학업이 아니겠는가.지금 한창 학업에 매진해야 하는 학생들이니, 그런 유언비어들은 금세 사라질 것이다.송성연은 딱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본인이 원하던 결과였으니까.하지만 매일 주연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학교가 재미없다고, 성연이 있을 때처럼 재미있지가 않다고 하소연했다.매일 전화로 성연에게 이런 저런 일들을 토로했다.성연 역시 주연정과 떨어진 게 몹시 안타까웠다. 주연정처럼 의리 있고 뜻이 맞는 친구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그래도 매일 이렇게 전화로 수다를 떨거나 그러다 또 가끔은 영상 통화를 하기도 하면서 두 사람은 꽤 즐거운 시간을 공유했다.성연은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좋다고 느껴졌다.성연의 학교 쪽은 별일 없었지만, 무진의 회사 사정은 썩 좋지 못했다.성연은 수하에게서 전화로 보고를 받았다. “WS그룹 주주들이 강일헌의 선동 하에 고의로 시끄럽게 굴고 있습니다. 또 그룹 내 다수의 임원들을 끌어들여 부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해서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그룹 실적을 하락시키고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강일헌은 뒤에서 이렇게 주주들과 임원들을 움직여 무진을 강제 퇴출시킬 작정이었다.실적 하락은 경영자로서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만약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된다면 결국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를 바꾸어야 할 터.그때 강일헌은 본인 아니면 아버지 강명재를 추천할 생각이다.그러면 강무
저녁에 무진이 전화를 걸어왔다. “성연아, 우리 오늘 밖에서 저녁 먹을까?”일이 바빠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다 보니 혼자 집에 있는 성연이 갑갑해할까 무진은 걱정이 되었다.그래서 가끔이지만 외식이라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무진.그리고 성연과 함께 걷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무진의 제안에 성연이 대답했다.“네, 알았어요. 이따가 무진 씨를 위한 서프라이즈가 있어요. 기대해도 좋아요.”무진이 웃으며 물었다.“무슨 서프라이즈?”무진에게야 매일 성연의 음성을 듣고 또 성연의 입에서 나오는 말 모두가 좋은 소식들이다.성연은 매번 생각지 못한 서프라이즈를 선물한다. 무진은 그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이따가 알게 될 거예요. 식사하면서 알려 줄게요.” 무진의 말에 성연은 속으로 생각했다.‘지금 내 입으로 말하면 그게 무슨 서프라이즈야?’“알았어.” 성연이 지금 자신에게 알려 주고 싶어하지 않으니 무진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무진은 식사할 곳을 먼저 예약한 후에 그 위치를 보냈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얼마 없으니 성연에게 서둘러 준비하게 했다. 알았다고 대답한 후에 전화를 끊은 성연은 실력이 뛰어난 또 다른 수하에게 연락했다. ‘전갈’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현태.성연과 서한기, 곽연철 등과도 관계가 매우 좋다.다만 장기간 해외 임무를 수행 중이라 성연도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하지만 외국에서도 일을 처리하는 실력이 아주 뛰어났다.성연이 김현태에게 전화를 건 후에 물었다.“유럽에 가서 적당한 회사를 하나 찾아서 대량의 자금을 투입해. 그런 다음 능력 있는 사장 하나 만들어서 국내로 보내. 그리고 WS그룹 강무진 대표와 합작 사업을 추진하게 해.”성연의 지시에 김현태가 즉시 대답했다.그들 아수라문에서 뛰어난 인재야 말로 부족함이 없었다.사장을 세우는 것은 아주 가벼운 일에 속한다.김현태는 성연이 지시한 일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자신의 보스 성연이 지시하는 일은 그게 무엇이든 합당하기 때문이다.김현태로부터 긍정적인 대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