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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그래도 그를 만나야겠어

원경능은 살을 빼야 한다던 손왕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간식 두 접시와, 양갈비구이 한 접시, 그리고 볶음요리 두 접시와 쌀밥 한 그릇을 비워내는 것을 바라 보았다.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

"둘째 아주버님, 부족하시면 더 만들라고 명하시면 됩니다."

원경능은 손왕이 의연히 갈망의 눈빛으로 빈 접시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왠지 배가 곯은 듯한 가련한 느낌을 주었다. 손왕은 엄격하게 그녀를 바라 보았다.

"안돼, 본왕이 살을 뺴려 한다는데 이렇게 본왕을 해쳐서는 안 된다."

원경능은 어쩔 수가 없었다. 살을 빼야 한다는 사람이 와서 실컷 먹고는 자신이 그를 해쳤다고 하다니.

"둘째 아주버님, 그럼 드시지 마십시오."

원경능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손왕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는데 매우 비통한 표정이었다.

"그저 네 간식 두 점을 먹은 것이 아니야? 왜 그렇게 쪼잔하게 구는 것인가?"

"아니...."

원경능은 그의 비분에 찬 통통한 얼굴을 보며 어깨를 내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제 뜻은 둘째 아주버님께서 오늘 배불리 드셨으니 내일에 또 오시라는 말입니다."

"내일은 무슨 간식을 하는 것이야?"

손왕은 손수건을 꺼내 점잖게 입가의 기름기를 닦았다. 매우 무심하게 묻는 듯 하였으나 눈빛은 기대로 반짝거렸다.

"둘째 아주버님께서 무엇이 드시고 싶으면 수라관에게 시키십시오."

정말 못 말리는 이었다.

"아무거나 좀 하면 돼."

손왕은 눈을 내리깔고 소매 속 호주머니에서 꼼지락거리더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참 우연인 것이 며칠 뒤면 바로 본왕의 생일이야. 왕비는 본왕의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특별히 차림표(菜单)를 만들었어. 아니면 수라관더러 차림표에 따라 몇 가지를 만들게 하여 본왕이 맛을 보게 하는 게 좋겠어. 그날 손님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말이야. 양은 너무 많지 않아도 돼. 본왕은 살을 빼야 하니 많이 먹질 못해."

원경능은 탁자에 놓여진 그 차림표를 들어 훑어보았다. 세어보고는 순간 눈이 휘둥그래졌다.

"둘째 아주버님, 생일연회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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