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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회왕(怀王)이 곧 죽게 되다

손왕은 격분한 얼굴로 탁자에 놓여진 빈 그릇들을 바라 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또 다 비워낸 것이라. 마음 속에서 솟구치는 죄책감에 그는 원경능을 질책했다.

"요리 세 가지를 준비하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많이 준비했는가? 이건 낭비고, 백성의 피와 뼈를 갉아먹는 일이야. 당신은 좀벌레와도 같아."

그는 욕하고 나서 출렁출렁한 배를 내밀고 힘들게 떠났다. 원경능은 이유 없이 욕을 먹었는지라 멍해져서 물었다.

"누가 손왕더러 많이 먹으라고 했어요?'

자신이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자신을 좀벌레라고 하는 건가? 손왕 자신이 아니던가?

그녀는 우문호를 바라 보았다.

"둘째 아주버님 머리가 좀 그런 거예요?"

우문호는 느긋한 표정으로 말했다.

"맞아."

그러면 되었다. 머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과 화를 내면 안 되는 것이니. 기씨 어멈이 다가와 보고했다.

"제왕과 제왕비께서 이미 떠나셨습니다. 소인더러 전달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원경능이 무심하게 물었다.

"제왕비는 괜찮은 것이냐?"

기씨 어멈이 답했다.

"태의는 제왕비가 그저 울화가 끓어올라 쓰러지신 것이라 했습니다. 돌아가서 몸조리를 잘하면 괜찮다고 했습니다."

원경능은 우문호를 바라 보았다. 우문호는 몸을 일으키고 나갔는데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원경능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닌 척 하긴!'

그녀는 기씨 어멈더러 뼈다귀를 챙겨 다보에게 먹이라고 명했다. 정원에서 다보와 놀고 있는데 탕양이 들어와 말했다.

"왕비, 왕야께서 휴식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휴식하라고? 힘들지 않네."

원경능은 다보와 뛰어 놀았는지라 조금 더워져서 손을 뻗어 이마의 땀을 훔쳤다.

"힘들지 않습니까?"

탕양이 미소를 지었다."

"왕야께서 말하시길 만일 힘들지 않다면 왕비더러 금강경(金刚经)을 백 번 베껴 쓰라고 하셨습니다."

원경능은 손을 떨구었다.

"그렇게 말하니 좀 힘들군. 난 먼저 들어가 쉬겠네. 탕 대인이 수고스러운 대로 왕야께 전달해 주게."

"네!"

탕양은 담담하게 웃었다.

원경능은 방에 돌아가 침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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