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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화 그에게 첩이 있어?

우문호는 꼿꼿하게 앉아 앞을 직시했으나 손이 말을 듣지 않고 천천히 움직였다. 손끝이 그녀가 거적자리에 지탱하고 있던 손에 닿았다. 그녀는 손의 차가웠다. 우문호는 그러한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더 이상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

원경능도 꼿꼿하게 앉아있었는데 눈빛이 흔들렸고 온몸의 근육들이 모두 긴장하고 있었다. 그의 손끝이 닿아 그녀는 아마 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겠지, 좋아, 움직이자고. 다만, 너무 의도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손끝이 닿는 게 뭐가 어때서? 합방도 한 사이가 아니던가? 살짝 닿았다고 하여 의도적으로 움직인다면 너무 가식을 떠는 것 같은데. 또한 우리 둘 사이가 좋아지고 있으니 친구라고 할 수도 있겠지? 친구 사이에 손이 닿는 것은 실로 크게 놀랄 일도 아니야. 아까 우문호는 내 머리도 닦아주었고 나도 본의 아니게 그의 그곳에 손을 댔었잖아...'

만일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지 않았다면 모든 것이 문제될 게 없었다. 마차가 갑자기 멈추더니 서일이 발을 들어올렸다. 우문호는 잽싸게 손을 거두어 무릎 위에 올려 놓았다.

"왕야, 왕비, 도착했습니다!"

서일이 말했다. 눈치가 무딘 서일은 자연히 마차 안의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했다.

우문호가 먼저 마차에서 내렸다. 원경능은 그의 헐렁한 겉옷을 꼭 여미고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우문호는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아 내려왔다. 두 몸이 맞닿은 순간 원경능은 손발이 나른해 났다. 땅에 선 뒤에도 제대로 서있을 수가 없었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서일이 원경능의 젖은 옷을 챙기려고 손을 뻗자 우문호가 홱 하고 빼앗았다.

"본왕이 들면 된다."

"네!"

서일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왕야께서 왕비의 더러워진 옷을 들어주다니? 다만 우문호는 곧 옷을 녹아에게 던져주었다.

"왕비에게 생강탕을 달여주거라."

호수에 빠진 이 일은 결국 이상하게 해결되었다. 원경능은 봉의각 방 안에 앉아 창문 밖의 회나무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속으로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우문호는 도대체 어떤 방면에서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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