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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장수지와 오덕화가 천문동 별장단지에 온 것은 천도준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아예 무관심했을뿐더러 거들떠볼 가치조차 없는 자들이었다.

길을 걸을 때 발에 밟혀 죽는 개미가 몇 마리나 되는지 일일이 살피지 않는 것처럼 천도준에게 장수지와 오덕화는 개미나 다름없었다.

용정 화원의 예약 분양으로 온 도시가 뜨겁게 들끓어 올랐고 단 하루만에 모든 집을 다 팔 것을 천도준도 진작에 예상하였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바로 다음 예매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었다.

보히니아 체크 카드에 현금 이천억이 있었으니 전반 서천구의 재개발 프로젝트도 그에겐 식은 죽 먹기인 셈이었다. 그는 반나절이나 소모해서야 부상 때문에 한동안 회사에 나오지 않아 생긴 빈자리를 메꿀 수 있었다.

그리고서 그는 이메일함을 열어 동종 업계의 사장들이 그에게 보내온 축하메일을 확인했다. 그중에서 재료상들의 초청장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천도준은 동종 업계 사장들이 보내온 축하 메일에 일일이 정성스레 답장을 보냈다. 이 업계에서 친구를 한 명이라도 더 두는 것이 적으로 싸우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그 축하가 진심이든 아니든 메일을 보낸 이상 천도준도 예의를 차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재료상들의 초청장에 그는 그저 담담히 웃으며 모조리 삭제 버튼을 눌렀다.

당시 전 도시의 재료상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 정태건설을 배척했었다.

그런데 지금 용정 화원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자 다시 협력하자는 것이었다.

힘들 때 나 몰라라 했던 자들이 이제 와서 친한 척 메일이라니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군!

똑똑.

노크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마영석이 안으로 들어오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자재의 대표님께서 대표님과 식사를 같이 하고 싶다며 응접실에 와계십니다. 어떻게...”

“마 대리 생각은 어떤데?”

천도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그의 마음을 읽은 마영석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제가 알아서 잘 거절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 덩달아 우리를 배척했던 주제에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는 심산인가 봅니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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