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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공사장의 한 구석진 곳. 땅바닥은 어지러운 시멘트와 먼지로 가득했다.

그때 안전모를 쓰고 손에 쇠 파이프를 든 열댓 명의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사정없이 쇠 파이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들 사이에서 존과 박유리는 빈틈없이 서로를 꼭 안고 있었다.

존은 그의 우람함 몸으로 박유리를 단단히 감싼 채 등으로 날아드는 쇠 파이프 공격을 가만히 받고 있었다.

박유리는 겁에 걸려 몸을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손에 꼭 움켜쥔 핸드폰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핸드폰이 그녀와 존의 마지막 지푸라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몰골은 처참했다. 옷은 찢긴 지 오래였고 박유리의 얼굴엔 퍼런 멍이, 입가에는 검붉은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존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머리의 상처에서 아직도 피가 철철 흘러내렸고 몸은 성한 곳이 어디인지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흑흑... 오빠... 내가... 내가 오빠를 다치게 했어...”

박유리의 자책에 존이 위로를 건네려 입을 열자 울컥 검붉은 피가 솟아 나왔다.

“내가... 있잖아... 무서워하지 마...”

그는 단단한 눈빛으로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야야. 그만해. 다 멈춰!!”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전에 날아들었다.

이어서 한 그림자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겨우 스물일곱 남짓해 보이는 이 사내는 170의 작은 키에 다부진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길게 째진 눈매와 매부리코에서는 음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존과 박유리 앞에 쭈그리고 앉더니 이미 피로 흥건한 존의 정수리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그러게, 왜 계집년 도와준다고 나서길 나서?! 돈을 갚지 못하면 몸으로라도 갚는 게 당연한 도리인 것을!”

퍽퍽퍽...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는지 매부리코 사내는 손바닥으로 연거푸 존의 머리를 후려쳤다.

“네가 뭐 백마 탄 왕자님이야? 왜 되지도 않는 허세를 부리고 지랄일까.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 나중에 헛소리 지껄이지 말고 명심해. 이 년이 내 돈을 빌리고 못 갚은 거야!”

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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