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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익숙한 목소리에 존과 박유리의 두 눈이 반짝였다.

매부리코를 비롯한 열 명의 남자들도 화들짝 놀라 소리가 난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수트 셋업에 가죽 가두를 신은 천도준이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서늘한 얼굴에 날카로운 눈빛이 멀리서도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풍겼다.

그는 사람들을 지나 모래더미에 처참한 몰골로 쓰러져있는 존과 박유리를 바라보았다.

잠자고 있던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기라도 한 것처럼 천도준의 기세가 금세 포악해졌다.

“천, 천도준 대표님...”

매부리코 사내가 손을 비비며 아첨하는 미소를 입가에 장착했다.

“저는 이 공사장의 부책임자 주환이라고 합니다. 주준용의 사촌 동생...”

“허!”

천도준은 냉소를 머금으며 주환을 지나쳤고 십여 명의 싸움꾼들도 무시한 채 곧바로 존과 박유리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쭈그려 않은 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추궁하지도 않았다.

그저 피투성이에 상처투성이가 된 존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담담히 질책했을 뿐.

“용병 출신이 지금 이게 무슨 꼴이야. 열 몇 명한테 맞았다고 이렇게 되는 게 창피하지도 않아?”

“담배나 줘.”

존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 친구한테 불붙여.”

천도준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려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었다.

“제, 제가... 대표님, 제가 하겠습니다.”

주환은 감히 그의 말을 무시하지 못하고 만면에 가식적인 미소를 지은 채 급히 다가왔다.

그가 준용 건설 대표의 사촌 동생이라는 사실은 거짓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천도준 앞에서 그 신분을 들먹이며 기고만장할 수는 없었다.

완전히 적으로 돌아서기 전까지 그도 할 수 있는 만큼 아부해야만 했다.

존에게 담뱃불을 붙여준 주환은 눈알을 부라리며 존과 박유리를 흠씬 노려본 뒤에야 뒤로 물러섰다. 그 눈빛은 마치 다음에 걸리면 죽었다는 경고의 눈빛이었다.

존은 담배를 빨아들이며 모랫바닥에 벌렁 드러눕더니 힘겹게 입에서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

박유리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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