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4화

“퍽!”

해진각의 대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천도준은 고개를 돌렸다.

찾아온 사람은 울프였다.

“천도준 씨!”

진해각의 상황을 두 눈으로 본 울프는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그는 울프는 무작정 나서기에 앞서 주준용을 향해 호통쳤다.

“주준용, 주건희 씨가 당신한테 말을 전해달래. 못 오를 나무를 바라보면 언젠간 죽는다고 말이야!”

“쿠쿵!”

주준용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경악했다.

천도준이 조금 전에 했던 말 때문에 주준용은 이미 멘탈이 흔들렸다.

그 와중에 울프가 나타나 건넨 말은 주준용의 분노에 불탔던 마음을 차갑게 식게 만들었다.

‘망할, 정말 일이 잘못된 건가?’

“딸깍!”

주준용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쯤, 천도준은 자기를 향해 겨눠진 총의 방아쇠를 당기며 냉랭하게 웃었다.

“난 인젠 갈 테니 총 쏘고 싶다면 언제든 기꺼이 받아주지!”

말을 마친 천도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주준용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는 땀범벅이 된 채로 손에 쥔 총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는 고민하는 듯 싶더니 후회 가득한 표정으로 총을 내려놓았다.

천도준의 덤덤한 태도 때문에 주준용은 총을 더는 쏠 수 없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오늘날의 걱정 없는 삶을 누리기까지 걸어온 길을 한순간에 어리석은 선택으로 망칠 수는 없었다.

리빙턴 호텔 밖.

울프는 말없이 천도준의 뒤를 따랐다.

조금 전 해진각에서 마주한 모습은 울프도 놀라고 겁낼 정도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천도준의 반응은 신기할 정도로 덤덤했다.

울프는 천도준이 이럴 줄 몰랐다.

“차 있어?”

천도준이 물었다.

“네, 도준 씨. 이쪽으로 와요.”

울프는 다급히 천도준을 안내했다.

차에 앉은 뒤, 울프는 차를 출발시켰다.

차가 한참 달렸을 무렵, 고요한 차 안에서는 거칠게 숨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천도준은 좌석에 쓰러지듯 몸을 기대며 힘겹게 정장 외투를 벗었다.

셔츠는 이미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