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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저녁 무렵.

천도준은 겐팅 스카이에서 만나자는 고청하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 끊은 천도준이 전화 몇 통을 연속 걸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약속 장소로 향했다.

다만 고청하가 선택한 약속 장소는 그의 심장을 철렁하게 했다.

겐팅 스카이는 그들이 진정으로 관계를 확정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고청하의 마음을 그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천도준이 겐팅 스카이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일곱 시가 다 되었었다.

주차장에는 고청하의 포르쉐 911이 조용히 멈춰 서 있었다. 그녀는 이미 도착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천도준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은은하고도 느린 음악이 들려왔다.

어두운 불빛이 레스토랑 전체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혹시 천 대표님이세요?"

문 앞에 있던 레스토랑 직원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천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으로 오세요. 고청하 씨가 오늘 저녁 우리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렸어요."

레스토랑 직원을 따라 겐팅 스카이 안으로 들어선 천도준은 창가에 앉아 있는 고청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불빛 아래,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고청하가 턱을 괸 채 창밖의 도시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뒷모습이 매우 쓸쓸해 보였다.

"고청하 씨, 천 대표님이 도착했어요."

레스토랑 직원이 작은 목소리로 말해 주었다.

천도준은 고청하의 가녀린 몸이 흠칫 떨리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고청하가 고개를 돌리더니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왔어? 앉아."

천도준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고청하는 비록 그에게 웃어주고 있었지만, 그는 저 웃음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자리에 앉자, 고청하가 레스토랑 직원의 손에서 메뉴판을 건네받아 테이블 위에 내려놓더니 천도준 앞으로 밀어주었다.

"뭐 먹을래? 내가 살게."

"청하야...."

천도준이 입을 열어 그녀를 불렀다.

고청하가 예쁜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럼, 내가 주문할게."

말을 마친 그녀가 메뉴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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