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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약속 장소는 정태건설 주변의 한 식당으로 정해졌다.

식당에 도착한 천도준은 이수용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굳어버렸다.

이수용은 더욱 늙은 상태였는데 얼굴에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수용의 곁에 앉은 존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명 무엇인가 미리 전해 들은 표정이었다.

"도련님."

이수용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예전과 같은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앉으세요."

천도준은 이수용을 부축해 자리에 앉히고는 곧바로 물었다.

"어르신,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이수용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문의 일로 회장님이 저를 급히 불렀어요."

천도준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조용히 그의 말을 기다렸다.

"회장님이 의성그룹 힘으로 도련님을 도운 일 때문에요."

이수용이 지친 말투로 말했다.

눈썹을 치켜세운 천도준은 문득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어쨌든 가주인데, 이런 일도 결정할 수 없습니까?"

이수용은 고개를 저으며 천도준을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만약 평소라면 회장님이 당연히 결정할 수 있지만, 집안에 아직 어르신이 한 분 계세요. 회장님이 의성그룹 힘으로 도련님을 도운 일을 여사님께서 알게 되셨어요."

천도준의 눈빛이 굳어졌다.

"우리... 할머니가요?"

"아니요."

이수용이 그의 말을 부인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천씨 가문은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사람이 많아요. 세상의 권력과 재력을 장악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가문인 만큼, 가주의 선택 방식도 평범한 가문처럼 아들이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아 대대로 전해지는 방식이 아니에요.”

천도준은 그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한 가문의 번영과 창성은 일맥의 노력만으로는 오래갈 수 없었다.

"천씨 가문이 가주를 고르는 방식도 유능한 자가 가주가 되는 거예요. 많은 젊은 세대 중에서 후보를 정하고, 그 뒤 서로 경쟁해 가장 우수한 자가 차기 가주가 돼요.”

이수용은 아주 느린 속도로 말했다. 그는 천도준에게 이번에 자리를 비우게 된 이유를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천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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