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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천도준이 웃으면서 다가갔다.

"도준아, 또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와? 밥은 먹었어?"

이난희는 입으로는 불만을 토로했지만, 눈동자에는 안쓰러운 기색을 비쳤다.

천도준도 어머니의 눈이 조금 붉어진 것을 보게 되었다. 조금 전에 운 것이 분명했다.

"먹었어요. 밖에서 청하랑 먹었어요."

천도준은 그 이유를 캐묻지 않았다.

이수용이 나타난 뒤로 아까 전 만남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인 셈이었다.

그 당시의 일을 이야기하다가 어머니가 눈시울을 붉히게 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청하는?"

이난희가 천도준의 뒤쪽을 바라보며 실망한 척했다.

"그렇게 좋은 여자를 이 밤중에 왜 집으로 데려오지 않았어?”

천도준은 잠시 얼떨떨해하다가 곧바로 그녀의 말을 깨닫고 눈을 흘겼다.

"엄마, 엄마가 이렇게 점잖지 못한 것을 저는 예전에 왜 몰랐을까요?”

이 한마디에 네 사람 다 하하 웃었다.

천도준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

함께 앉아서 한바탕 잡담을 나누던 천도준이 먼저 방으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운 그는 잠이 오지 않아 천장을 바라보며 점심에 이수용이 했던 말들을 곱씹어 보았다.

그는 그전까지 천씨 가문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다.

생면부지의 아버지는 비록 천씨 가문의 가주이지만, 천씨 가문에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정도로 권세가 대단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출생이 여사님이 아버지의 결정을 반대하는 문제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것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정태건설이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의 모든 매물을 예매하기만, 그는 이번 기회를 빌려 회사를 크게 키울 자신이 있었다.

천씨 가문이 남몰래 도와주지 않아도 그는 조금도 겁나지 않았다.

‘사생아와 엘리트 사이에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없어!’

천도준이 신경 쓰는 것은 그 당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였다.

‘어르신의 말대로라면 아버지는 그 당시 스무 살의 나이에 이미 천씨 가문의 일인자로 자리매김했으니, 하늘의 총애를 받은 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런데 어쩌다가 어머니와 함께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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