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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마이바흐 안.

엔진소리를 들으며 빨라진 속도를 느낀 주환은 온몸의 피가 들끓는 것만 같았다.

그는 다리의 통증은 완전히 잊은 채 중간에 앉아 점점 더 가까워지는 벤츠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눈을 붉혔다.

“박아, 세게 박아버려, 죽일 정도로 세게 박아!”

옆에 있는 시트에 기대앉은 주준용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들어 민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지역에서 주건희 말고 그 누구도 이 주준용에게 맞설 자격은 없어!”

말을 마친 그는 흥분한 주환을 툭 쳤다.

“진정 좀 해. 똑바로 앉아, 괜히 이따가 박고 나서 다른 한쪽 다리도 부러트리지 말고.”

“아, 맞아, 맞아. 형님 말씀이 옳습니다.”

주환은 번뜩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트에 앉아 안전띠까지 했다.

주준용은 웃으며 말했다.

“휴대폰을 꺼내서 구급차 부를 준비 해. 이따가 사고 나면 다친 사람들을 무시할 수는 없지.”

“그래요, 그래요, 박으면 곧바로 전화하겠습니다.”

주환은 한껏 흥분해서는 얼굴을 붉혔다. 조금 있다가 차가 부딪쳐 날아가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벤츠 안.

“천도준 씨, 이제 5m도 안 남았습니다!”

울프는 차 안으로 몸을 움츠러트렸다. 그는 뜨거운 가마 속의 개미처럼 참지 못하고 운전석 시트를 탁 내리쳤다.

“더 속도 올리지 않고 뭐 해요!”

“이미, 이미 이게 최선입니다.”

매니저는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오늘밤 귀빈을 배웅하다 이렇게 목숨이 위협받을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금 속도로 부딪히게 된다면 뒤쪽의 마이바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들이 운전하고 있는 이 벤츠는 절대로 날아오를 게 분명했다.

울프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막 호통을 치려는데 천도준의 손이 울프의 어깨로 향했다.

“저분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야. 하나는 벤츠, 하나는 마이바흐잖아. 가격 차이가 얼만데, 우린 도망칠 수 없어.”

그대로 얼어붙은 울프는 멍한 눈빛으로 천도준을 쳐다봤다.

지금의 천도준은 여전히 태연자약했고 표정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천도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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