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4화

"그래서 그렇게 모질게 임설아를 이용했어?"

고청하는 붉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했다.

"그래!"

천도준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어둠 속을 헤치고 기어 나온 사람이야. 나는 참고 때를 기다릴 수도 있고, 젊어서 겁이 없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라. 나는 단지... 승자가 왕이라는 것만 알 뿐이야!"

"천도준...."

고청하가 눈동자를 바르르 떨었다.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마치 뒤엉킨 실타래처럼 매우 어지러웠다.

머릿속은 뒤죽박죽 더욱 복잡했다.

그녀는 천도준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몰랐다. 오늘의 일은 그녀의 가치관에 너무도 큰 충격을 주었다.

비록 평소에 아버지가 그녀에게 가르쳐준 말 중의 일부가 천도준의 말과 똑같다고 해도, 그런 삶을 경험하지 못한 그녀는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그의 견해를 당장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고청하가 머리카락을 쥐어뜯더니 말했다.

"나 먼저 집에 갈게. 한동안 네 말을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 그와 동시에 우리 사이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천도준은 그저 웃기만 할 뿐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그가 한 말은 확실히 너무 과격했다.

그러나 그는 고청하에게 사건의 전말을 제대로 이해시켜야 했다.

그는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솔직하지 못한 것 때문에 이런 일로 고청하의 마음속에 응어리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숨을 깊이 들이쉰 천도준이 레스토랑 직원을 불러 계산을 마쳤다.

겐팅 스카이 건물을 나선 천도준이 현란하고도 몽환적인 "겐팅 스카이"라는 가게 이름을 돌아보며 살짝 웃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끝없는 씁쓸함이 어려 있었다.

천도준이 천문동 별장단지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때마침 울프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의 뜻에 따라 임설아를 데리고 겐팅 스카이를 나온 울프는 곧바로 임설아를 데리고 이 도시를 벗어났으며, 임설아에게 평생 이곳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엄하게 명령했다.

천도준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는 이렇게 하는 것이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성인이면 자기가 저지른 짓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